문화 한마당

[스크랩] 한국의 부촌울 찾아서 (2) [고제희의 풍수기행]

만년지기 우근 2007. 8. 14. 06:42
한남동/ 대기업 총수 모여사는 '국내최대 갑부촌'


























[고제희의 풍수기행]- 거북이 물마시는 형상 한강 흐름이 부귀불러


    서울 한남동(漢南洞)은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남산이 병풍처럼 둘러진 곳으로, '한강과 남산의 어름에 있는 마을'이란 뜻에서 '한남'이란 이름을 얻었다. 남산을 진산(鎭山)으로 삼은 이곳은 응 봉이 동쪽을 둘러싸고, 남쪽으로 한강을 접해 예로부터 뛰어난 경치를 즐기고자 시인 묵객들이 몰려들었다. 조선시대 이항복 선생은 천일정(天 一亭)이란 정자까지 짓고 살았다고 전한다.

    북한산에서 서남진한 용맥은 경복궁의 주산인 북악산으로 솟고, 재차 자하문터널을 지나 인왕산으로 솟은 다음, 다시 남대문을 거쳐 남산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남산의 남동쪽 기슭에 위치한 한남동의 지세는 태조 산이 분수령이고, 용암산이 중조산이며, 북한산이 소조산이고, 남산이 주산이다. 한남동은 배산임수의 지형이며 남향판이라 입지 조건이 좋다. 서북쪽에 자리한 남산은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바람과 뜨거운 저녁 햇살을 막아 주 고, 한강은 바람을 시원하게 식혀 준다. 조양(朝陽)은 양호한 일조량을 얻게 하고, 완만한 경사도는 수해를 피할 수 있다.

    한남동은 기가 순한 곳이라 사람이 대를 이어 살 터인데, 남산에서 뻗 어온 용맥이 한강을 만나서 지기를 응집했으니 신령스러운 거북이가 물 을 마시는 영구음수형(靈龜飮水形)의 길지다. 거북은 알을 많이 낳으니 , 이 땅의 소응은 재복도 크고 또 대대로 부자 소리를 들으면 살 것이다. 그런데, 한남동이 한국 제일의 부자촌이 된 배경에는 이유가 따로 있다. 바로 한강 물이다. 멀리 태백산에서 발원해 흘러 온 한강은 중량천을 맞아들인 뒤 혁대를 허리에 찬 모습처럼 금성수(金星水)로써 한남동을 둥글게 감싸고 흐른다 . 금

 

성수는 물 중에서 가장 귀한 것으로, 풍수 경전에 "부귀가 쌍전하 고, 세상의 존경을 받고, 자식은 충효현량하고, 의로운 인물과 호남아가 태어난다"고 써 있다. 또, 풍수는 물을 재물로 보는데, 먼 곳에서 굽이굽이 흘러 와 혈장을 감싸안고는 바로 꼬리를 감춰야 길상이다. 이곳은 멀리서 흘러 온 물이 보광동 쪽에서 급히 사라지니, 집집마다 재물이 가득 쌓이는 복 터가 된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남동은 흙심이 두텁지 못 해 습기가 부족하다. 따라서 비보가 필요한데, 돌이나 콘크리트로 집 마 당을 포장하기보다는 흙을 넓게 깐 뒤 키 작은 꽃나무나 잔디를 심으면 좋다.



[박인호의 현장 르포]- 70년대 고성장기 재벌-부유층 대거이주 집단촌 형성

    남산을 베개 삼아 한강으로 다리를 곧게 쭉 뻗은 한남동. 한눈에 복록 과 자손복이 대대로 넘치는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의 명당터임을 느끼게 한다. 강변대로를 동쪽으로 달리다가 이촌동과 서빙고동을 지나면 왼편 남산 끝자락 언덕배기에 저택들이 우거진 숲속 사이로 모습을 드러낸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자애롭고 농익은 30, 40대 귀부인의 자태라고나 할까. 국내 최고급 그랜드하얏트호텔 바로 밑부터 시작해 한남대로 건너편 단국대 오른켠 언덕으로 잇대어 있는 주택가. 이곳이 바로 우리나라 부 촌의 대명사 격인 한남동이다. 한남2동은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갑부촌'이다.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3대 그룹의 총수는 물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기업 오너들의 저택 이 자리잡고 있다. 한남대로를 건너면 1동이다. 한강변 언덕에 있는 유엔빌리지 등에는 주 한 외교관 및 외국 기업인들이 모여 산다. 국내 최대의 외국인 군락지다 . 수도 서울의 젖줄, 한강은 어머니 치마폭처럼 한남동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한남동은 남쪽에는 한강이 흐르고 서북쪽으로는 남산이 있다 해 한강 과 남산의 머릿글자를 따 '한남동'이라 부르게 됐다. 남산1호터널을 빠져 나와 왼쪽 남산 중턱의 한남동 726번지 일대는 ' 능터골'이라고 불린다. 이곳은 조선시대 때 능(陵)터로 미리 정해 놓 은 자리라 해서 그렇게 불려졌다. 능터골 남동쪽 산아래에는 옛날 남산 밑에 살던 두 장사가 큰 바윗돌을 들어다가 놓은 '마습다리' 또는 '말십다리'가 있었다.

 

일제 때 조계 사 석공들이 비석을 만드는 바람에 없어졌다는 일화가 있다. 한남동에서 약수동으로 넘어가는 다산로 고개는 '버티고개'라 불린다 . 조선시대에는 길이 좁고 왕래하는 사람이 없어 도둑이 들끓었다고 한다. 얼굴이 험악하고 마음씨가 곱지 않은 사람에게 '밤중에 버티고개에 가서 앉을 놈'이라는 농담도 여기서 비롯됐다. 한국 개화기에 종교ㆍ정치ㆍ교육ㆍ문화 등 여러 분야에 많은 공적을 남 긴 미국인 선교사 '언더우드'의 별장터가 있는 '세심대', 옛 왕가의 별장으로 외국 사신을 접대하던 '제천정' 등은 한남동이 오늘의 부촌이 될 것임을 예고한 듯하다.

    ▶한남동은 지난 1960년대 군사정권 시절 군 출신 엘리트들이 과거 육 군본부가 있던 용산을 중심으로 모여 살면서 권력 실세들이 터를 잡았다 . 그 후 70년대 고성장시대에는 재벌과 부유층이 대거 이주하면서 큰 부 자들이 하나 둘씩 모여 부촌을 형성했다. 미디어에쿼터블에 따르면, 이 곳에 살고 있는 대기업 총수들의 보유 상장주식 시가총액이 2001년 8월 말 현재 2조4000억원을 넘었다. 명실상부한 한국의 최고 부자 마을임에 틀림없다.


    ▶한남동 부촌가는 재벌들이 이웃해 모여 산다. '삼성 타운'은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이명희 신세계 회장 등 삼성가(家) 오너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왕년의 톱스타 고현정 씨도 시어머니인 이 신세계 회장과 함께 산다. 구본무 LG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신격호 롯데 회장, 박삼구 금호 회장, 박성용 금호 명예회장 등이 남산 아래 2동에 군집해 있다. 김준기 동부 회장, 최원석 동아 전 회장 등은 한남로 건너 유엔빌리지 식구들이다. 제프리 존스(Jeffrey D Jones)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전 회장도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 화장품 역사의 산증인인 고 서성환 태평양 회장, 한국 반도체산업 의 선구자인 옛 아남반도체(현 앰코코리아) 고 김향수 명예회장 등도 한 남동에 거주했다.
네덜란드계 ING생명의 요스트 케네만스 사장도 한국 여성 박성희 씨와 지난 2월 결혼하고 한남2동 빌라촌에 신접살림을 차렸다. 요즘 상가 사기 분양 사건으로 세간에 물의를 빚고 있는 윤창열 굿모닝 시티 대표도 한남동 맨이다.

    ▶이건희 회장의 저택인 승지원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미국 시애틀 자택을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세계의 경영 및 금융정보를 실 시간으로 파악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최첨단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한다. 한남동에서 제한적이지만 그래도 열린 공간이 있다. 바로 박성용 금호 명예회장의 자택이다. 금호문화재단 이사장인 박 회장의 자택에서는 하우스 콘서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고, 창문을 통해 남산 아래 풍경을 즐길 수 있 고, 연주회가 끝난 뒤 부엌에서 내 온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콘서트로 유명하다.

    ▶한남동의 또 다른 특징은 외교 1번지라는 점이다. 외교 사절들이 파 티에 초청받는 외교통상부 장관 공관이 자리잡고 있다. 30여개국의 대사 관 및 영사관이 즐비하다. 한남동이 '대사관동'이라 불리는 이유를 짐 작케 한다. 남산에서 내려다보면, 한남2동에 쿠웨이트ㆍ아르헨티나ㆍ이 집트 등, 한남1동 유엔빌리지 인근에는 말레이시아ㆍ인도 등의 대사관이 있다. 북한남고가차도 근처엔 스페인ㆍ터키ㆍ이란ㆍ브라질대사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 대사관저는 국력에 따라 작게는 150평에서, 크게는 60 0여평에 달한다. 외교 장관 공관과 인접해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있다. 80년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이끄는 신군부가 12ㆍ12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승화 계엄 사령관을 체포했던 역사적 비화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엔 M-16 총성과 화약 냄새, 피비린내가 진동했던 현장이다.

▶    한남동의 저택 안에는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풍부하겠지만, 밖에는 없는 게 많다. 잡화점이나 미용실 목욕탕 등 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은 당 연히 최고 부유층들에겐 전혀 쓸모 없는 시설들이다. 대신 경비 초소나 방범 초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길을 지나가는 차량은 세다가 잊어버릴 정도로 이따금 한 대씩이 지나 간다. 행인이라곤 조깅 시간 외에는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보기 힘들다. 부촌의 특징은 고립성과 폐쇄성이다.

 

누가 어떻게 사는지 모른다. 그들은 소득 수준이 비슷한 집안끼리 군집을 이뤄 살면서 배타적 거주공동체 를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한남2동 부촌 바로 아래 주민 최민수(65) 씨는 "한남동에서 30년 넘게 살았지만 부잣집에 한 번도 들어가 보지 못했다.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지나 건평이 몇 평이나 되는지 주변 중개업소들조차 모른다. 가격은 더더군다나 알 길이 없다. 매물이 없을뿐더러, 설령 거래를 하더라도 직 거래로 이뤄진다. 양무용 남산공인중개 대표는 "부촌 거래는 아예 관심이 없다. 물건도 나오지 않고 직거래됐다는 소문만 들었을 뿐, 얼마에 거래가 이뤄졌는지 전혀 모른다"고 일러 줬다.

 

그는 어림잡아 대지 400~500평이 많으며, 1000평이 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주택의 가격은 지난 4월 LG전자가 특수관계인인 구본무 회장에게 한남동 토지를 41억원에 매도했다고 공시, 이 일대 집값을 가늠해볼 수 있다. 허동기 영광공인중개 대표는 "대지는 평당 2000만원을 상회할 것"이 라고 귀띔했다. 대사관저의 경우엔 대지 200평에 건평 120~150평짜리가 월세는 800만원 선이다. 유엔빌리지는 재건축을 통해 임대 빌라들이 속속 국내 부자에서 외국인 으로 '손바뀜'이 진행되고 있다. 박준환 기자(pjh@heraldm.com)



[대표적 문화시설]-값비싼 식당ㆍ부틱 성업 …내년엔 삼성미술관 오픈

    '부촌 중의 부촌'인 한남동에는 '특급 명소'가 은근히 많다. 이들명소에서는 일반인이 여간해선 접근할 수 없는 특수층만의 '내밀한 소사이어티'가 형성되곤 한다.'멋쟁이 호텔'인 그랜드하얏트호텔의 피트니스센터 '클럽 올림포스'가 그 대표적인 예다. 멤버십이 없으면 입장 자체가 안 된다. 유명 기업인 및 문화인ㆍ연예인이 많이 찾는 '물 좋은' 곳이다. 한때 이곳의멤버가 되려면 '최소 3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도 나돌았다.

 

물론, 요즘은 최첨단 피트니스센터들이 강남ㆍ북에 많이 생겨 그 명성이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올림포스의 멤버가 되기란 녹녹지 않다. 또, 하얏트의 일식당 '아카사카'와 중식당 '산수'도 우아함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곳. 하얏트 주변에도 일급 패션하우스와 헤어살롱이 성업 중이다. 부자들 사이에 '최고급 맞춤옷'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광희 룩스'<사진>를비롯해 '서정기 부틱' 등이 하얏트 일대의 지가를 높이는 패션점. 이곳의 옷들은 벌당 200만~300만원은 예사지만, 입어 본 사람은 대부분 '비싼 값을 한다'고 수긍을 한다고…. 또, 특권층과 일급 연예인의 메이크업과 머리 손질을 도맡아 온 '헤어뉴스'도 남산 중턱에 있다.

    한편, 내년 10월이면 삼성그룹이 한남동에 ''삼성미술관'(가칭)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문화적 격조'가 더해질 전망이다. 삼성은 '한남동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미술관과 아동교육문화센터를 건립 중이다. 미술관은 1600여평 부지에 고미술동과 현대미술동 두 채가 건립된다. 이 프로젝트가 화제가 되는 것은 세계 최고의 건축가인 마리오 보타(고미술동)와 장 누벨(현대미술동)이 설계를 맡았기 때문. '두 건축 천재가 한남동 언덕에 과연 어떤 미술관을 뽑아낼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미술관 개관 때 이건희 회장 부부가 20년 넘게 수집해 온 미술품들이 기증될 예정이어서 한남동을 찾는 문화 애호가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보인다.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출처 : 머천다이징과 부동산개발의 미래
글쓴이 : MDKIM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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