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심드렁한 오후

만년지기 우근 2007. 12. 14. 18:21

 

 

 

 

 

심드렁한 오후

                                                  우근 김  정  희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시간만 죽이면서 보내고 있어

그래 그렇게 밖에 보낼 수 없음이

작파라고 이야기해야 할 어제 나는

오늘 몇 십년간 모아온 추락을 한다

 

맨 밑바닥 그 끝 여길거야 여기 일거야

그렇게 떨어지고 밟혀도 더 내려가야만 하나

하늘이 먼저 내려와서 눈감으라  한다

땅거미 나중 올라와서 눈뜨라고  한다

 

심드렁하게 심드렁하게 오후는 지려하고

몸살이 와버렸노라고 아무짓도 하지마라

하릴없이 시간만 때우라 한다

이미 딴 곳을 바라보고 있어 오늘 나는

미래 몇 십년간 쌓아야할 기초를 판다

 

앞이보이지 않을때엔 고즈넉한 새벽소리

내일 희망의 끈자락만 꼭꼭 붙들어서

아리 아리송한 마음을 저편에 가지 못하게

붙들어서 심드렁한 오후를 보낸다

 

 

 

 

 

 

 

 

 
   
물망초님 배너2 

                                                         

 

'우근 창작 한마당 > 시그림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이럴까?  (0) 2007.12.20
하늘이 선택한 사람  (0) 2007.12.19
투표  (0) 2007.12.13
그래도 나는 나  (0) 2007.12.12
이웃에 살면서도 몰라본 시인  (0) 2007.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