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향기로 다가오고
우근 김 정 희
어느 고즈넉하기만 한 나절에 문득
하늘에서 퍼져나오는 향기에 취하여
하늘 거리며 한발자욱 두발자욱을 띠어본다
뿌리가 땅위로 쳐박혀져 있는 쓰러진 고목나무는
살아있는가 죽어있는가
성전암 올라가는길에서서 한참을 바라다보며
애써 알고 싶어 너무 궁금한 화두처럼
나무 너는 살았느냐 죽었느냐
와상인채 살아 있느냐
눈이 포슬 포슬 내리고
내리는 눈을 보며 아기처럼 보채던
나보다 나이는 많지만 아기는 이제 없다
성철스님 나무는 성전암에서 주는 기를 채우며
나누어 주며 같이 같이 동한거를 채우라 하지만
문을 열어보니 전부 나무되어 버티고만 있어
아니야 아니야 지금 나도 큰 나무처럼 뻣뻣해
성철스님 나무 한그루만으로도 충분해
성전암 오르는길에 잘못든 길에 올라가보니
겨울초가 아니 봄똥이 얼굴만 살짝 비추며 말한다
그래도 나는 봄똥이야
조그마해도 맞아
채마밭에서 보면 성철스님 나무 위용이 용이되어
하늘을 찌르고 있다
햇살에 만들어져서 채마밭으로 오지마라고
길을 잘 못 들었다
다른길로 가야 해
구불거리며 핵핵 핵 거리며
성전암에 도착하니 노보살님 나를 보며
야들이 어둡기전에 와야 할낀데
저예요 저 앞에놓고 어디를 보며 안 온다며 찾아요
벽담시님은 이제 이판이 아니지요
사판이지요
이판사판 따지지 마라
그게 그거니라
아니지요
이판은 이판이고
사판은 사판이지요
성전암에 화두는 이판사판이다
봄은 향기로 다가오고
화두에도 그 향기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