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여행
우근 김 정 희
촛불이 다가와 말하지 않아도
흔들림을 보면 알 수 있어
떨림 그 자체로 바람이 부는지
어디서 오는지 가고 있는지
눈물을 흘리면서 하나씩
떨어뜨리면 흔적이 남아
사랑했을까 사람이 지나가고
사랑의 흔적을 찾아서 여기까지
저 길에는 어떤 꽃이 눈물을 떨어뜨리는지
꽃 이파리가 하나씩 사그라지고
영혼을 태우는 촛불에 기대어 보는 걸까
사이로 난 귀로에 앉아서 다가가 쳐다보면 안다
첩첩이 쌓여진대로 어두운 어제를 토해내고
촛불이 먼저 알고 대답하는 소리를 들었다
촛불이 머나먼 여행길을 재촉하면
걸망 쪼가리에 붙어서 성냥불을 밝힌다
쓴 담배 향기와 촛불이 떨어지며
농을 걸어온다
심지만 타고 하얗게 남겨진
눈물이 더운 고뇌를 버리고 떠나면
그것이 여행이 아니고 무엇이랴
사라져가는 그대에게 눈에 보이지 않을때까지
자작거리면서 태우고 태우면
남는건 농이라고 말한다
스스로 몸을 태우며 흘러내리는 촛불
너는 어디로 여행을 가느냐 물으면
없어져 버릴때까지 주어버리면
남는게 없어서 미련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뜨거운 눈물은 계속 흘러 내린다
촛불을 보며 사랑을 느낀다
여행을 들으며 사랑을 깨우친다
사라져서 다 태우라는 촛불
그대는 사랑을 알고 있다
수없이 흔들리면서도
꺼지지 않는 촛불에게
여행같은 밤이 찾아오고
태우고 태워서 없어지면
촛불 여행 끝이나면
사랑이 그대에게 다가온다
다 타버리라고 더 태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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