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우근 김 정 희
증명사진이 필요하다
정리를 해놓은 이사짐속에 넣어져
기억이 가물거린다
어디에서 부터 찾아야 하나
누구에게 말해야 하나
눈물 하나가 떨어지는가
땀방울이 눈으로 들어갔는가
찾다가 찾아보다가
왈칵 쏟아져 내리는
그래 이런 시간도 있어야지
그래 이런 아픔도 겪어야지
어디로 갔을까
골프가방이 나온다
너에겐 무엇이 나올까
핸드백이 나온다
핸드백을 열어보니
옛 명함이 나오고
또 핸드백을 열어보니
교회에 다니던 일기장
성경책이 나온다
그때는 더 꼼꼼하게 정리를 잘했구나
양숙 생일날이 나오고
가버린 사람 체취가 느껴진다
제주도에서의 일출은 소주병이었다고
병모양까지 그려놓았다
그때 이런 나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나
더이상 찾는건 아픔만 건드리는 상한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너 언제까지 잠수만하고 있을거냐
떠나버리고 가버린 사람들이 모여있다
회사를 했던 시절 나는 어떤 모습인가
정리를 해버려야 하나
떠나버려야 하나 씁쓸한 오전이 지나가고
나는 약속장소로 가야한다
세상이 이만큼 변해있는데
나는 지금도 꿈만 꾸고 있는가
잠용에서 수면위로 언제 떠오르려는가
이제는 이제는 정리를 해야 한다
비워야 채운다고 했는데
정리를 하지도 못하고 나는 떠난다
잊으려 떠난다
상심하지 않으려 생채기내지 않기로 한다
하염없이 흐르는건
눈물인지 땀인지 모른다
체액이 나를 흐르게 한다
외롭고 고독이 스스로 일어나려 한다
지금 누가 옆에 있다면 나는 다른 얼굴로 가면을 썼을거다
홀로 있는 시간이 그래서
좋은지 모른다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않을때
나는 꿈에서 자라고 있다
정리를 해서 무엇하나
정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그대로 놔두어야 되는건 아닐까
다 없애버리고 다 치워버려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