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8. 9. 21.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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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동에서 본 그대는
우근 김 정 희
명륜동에가서 생맥주를 마시자
어디로 갈까 어느 집으로 가야 하나
노가리 안주에 나오는 생맥주로
명륜동의 가을이 익어가고
몇년이나 다녔을까
십 몇년을 다녔을거야
단골집에 익숙한 인사로 밤이 깊어가고
플라타나스 위로 보이는 달같은 불빛이
나를 유혹하고 나는 그대에게 디카를 주었다
골목길에 한옥이 단아해 보이고
한집이 또 없어져서 한옥은 이제 몇집이나 남았을까
장면가옥엔 불이 켜져있다
없어지는 한옥이 아쉽고 전통을 살릴 수 는 없는지
몇집이 명맥만 이어가야 하는지
담벼락에 피어난 장미가 기쁨이 되어주고
한참을 놀다가 내려와보니
멕시칸에서 본 플라타나스 잎파리가
하나 떨어져서 가을이라고 말한다
가을이야 가을
거기에 펜으로 친구에게 쓴 가을편지
다시 쓰고 싶어지는 긴 편지를 무엇으로 쓸까
어디에선가 본 펜과 잉크가 있다면
파란색 잉크로 가을편지를 쓰고 싶다
누군가에게 사랑이 묻어나올것 같다
그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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