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8. 9. 22. 10:24
5894


가을비
우근 김 정 희
가을비가 내리는 날
아침까지 생각에 잠겨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어떤 의문이 나를 하얗게 하얗게
뜬눈으로 새우게 했을까
아침이 되어서야
가을비가 내리는 날
나그네가 되어본다
사는게 무엇이기에
무엇이라고 이렇게 다가와서
나를 뒤돌아보게 하는가
사는건 어쩌면 쉬울지 몰라
사는건 어쩌면 흘러서 가지
그렇게 유유하게 살아가야하는데
막히지 말아야 하는데
가을비가 내리고
막걸리로 내 얼굴을 투영해보니
나는 나야
그것밖에는 안돼
가을이 가을이 깊어가는 소리
누군가가
답장을 써서
내가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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