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동피랑에서 서피랑까지 골프를 치다
통영 동피랑에서 서피랑까지 골프를 치다
우근 김 정 희
통영 동피랑에서 강구안을 지나
차를 버리고 걸어서 가야한다
운동화가 없다 무얼신지
구두로는 두시간 걸어서만 두시간이
너무나 길다
아! 그래 골프화가 차 트렁크에 있어
그걸 신고 내 처음 골프를 쳐보자
나포리 모텔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거북선을 보고 문화마당거리 골목에서
통영인이 원하는 청마 잃어버린 안경을 찾아서
홀인원을 하고 청마 동상에 다가가
진한 키스를 선물로 해주었다
문화동 벅수에게 자랑을하고
향토역사관에서 본 돌아와요 통영항으로 한바탕 웃고
세병관따라 가니 간창골 새미가 나온다
뚝지길을 지나서 오르니
박경리생가가 나오고 서피랑에서 바라본
동피랑언덕은 골목그림으로 다가와 인사를 한다
서피랑 골목에서 만난 새마을 지붕
그집에서 내 골프화를 찍어 달라고 했다
조그마한 카메라 렌즈가 골프 공이 되어
통영 동피랑에서 서피랑 담배가게 할머니 집까지
나는 신나게 내 생애 처음 골프를 쳤다
화이트 소주와 김치안주로 가을이 취해가고
처음 골프를 나는 통영 골목 골목을 걸으며 걸어가며 쳤다
골프화를 신으면서
골프란 이런것도 쳐보아야 해
디카에 보이는 세상
서피랑 할머니 늙은 주름살이 웃고 있고
지갑을 다 털어 담배를 사주어야 마음이 편해서
이런 골프를 누가 쳤는가
저기에는 가을이 익어가고 있네요?
저기가 바로 유명한 통영 충렬사랍니다
가자 가보자 구불구불 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시를 읊조리시는 김형진위원장님이
시인으로 보이고 낭만이 이런게 아닐런지
충렬사 동백나무가 가을 여행객을 반기고
정담샘 두우물은 해와달을 이야기하고
전기불지나가니 이중섭 살던곳이 나오고
어휴 배고파라
동피랑에 와서 굴밥으로 허기를 때우고
동피랑 담배집 아래 목로주점에서 소주로
긴긴 골프를 마치려니 다리만 아프구나
나는 첫 골프를 동피랑골목그림이 그려진
목로주점에서 바다정원을 보며
64홀보다 긴 홀을 지나서
긴긴 골프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