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열네번째 생일 날
만년지기 우근
2009. 2. 17. 00:27
열네번째 생일 날
허주 김 정 희
시간이란 빠르게도 흘러 흘러 가는구나
치우천황 사랑하는 아들아
살다보니 오늘 같이 보내는 생일 날도 있구나
겨울에 태어난 날
서울대병원 분만실에서 처음 네 얼굴을 바라보며
선생님들을 파랗게 질리게 했던 너
너는 나오는게 많이 힘들었는지
처음 몇분동안 울지 않았다
급하게 소아과 인큐베이터가 오기전
너는 울었다 태어나자 마자 울지 않는게
어떤 상황인지 너도 아빠가 되어보면 알거라 생각한다
왜 오늘 그 생각이 날까
키우면서 한번도 칭얼거리지 않았던 아이
치우천황 너는 아이때도 이미 어른같았다
지금도 나보다는 어떨때보면 네가 어른같다는 생각을한다
어느해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너는 케익 대신 피자를 시켜달라고 했다
오늘도 피자를 시켜서 조용하게 보낸 생일 날
나는 네가 대견스럽다
그리고 많이 많이 고맙단다
양력으로는 나도 생일 날
그래 언제가 될련지 기약은 없지만
적어도 오늘같이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
바빠서 할머니가 차려주었던 생일 상
그런 시간들이 오기를 바라는지 모른다
추운 겨울 생일 날 겨울아이 부르고 싶다
이렇게도 살아보고 저렇게도 살아가 보자
치우천황 사랑하는 아들아
네 생일을 축하한다
사랑한다 말없이 쓰고있는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