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9. 3. 5. 23:43

그대는 봄비

               허주 김  정  희

 

봄비 타고 내려오는 그대

나는 보았다

꿈속에서 나오는 빛이 선연하다

퍼져나가는 끝자락에 있는

언제 그 언제 였을까

프리즘되어 빛나는 봄비 소리

긴긴 계곡에서 이름없이 피어나는

야생초 잎새에도 살포시 내려

잠자고 있는 꿈을 깨운다

 

어디에 와 있는가

눈을 떠보니

개울 건너 전설이 기다리고

징검다리 돌위에도 내리는 봄비

다시 또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그 햇살 그대로인 오늘

비소리 봄소리 개울물 흐르는 소리

어디로 가는가

바람결 물결 숨결

 

그대 오려는가

그대 가려하는가

 

봄 살포시 찾아와서

돌담에 속삭이며 뿌려놓은 물 그림

봄비 붓되어 세잔한 잔영만 남아 있다

한숨 한줄기 내리치는

밤만 깊어 깊어져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