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허주 김 정 희
나는 엄마에게 부모 노릇 똑바로 하라고 말했다
나는 지금 서울에 아들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른다
새벽 두시반에 출발을해서 내려왔다
누군가에게 치우천황을 부탁했다
일산에는 세명의 여동생이 살고 있다
그 사람들이 아니다
오늘 재흔이라는 막내동생이 낳은 아이를 이야기했는데
흐 흐 흐
ㅎㅎㅎ
나는 눈물을 처절하게 흘리고 있다
우리 아들에게 은정이가 갔다고 생각을 했다
잠시 기쁘고 감사했다
그러나
내 아니 이른은 재현이고
막내 동생 아들 이름은 재흔이다
그건 막내 동생에게 갔다는 이야기 였다
그러면 그렇지
그러면 그렇지
사람이 이라면 정말 사람이라면
하늘이 있다면
지금 하늘이 있는가
하늘 아래 어찌 이런 일이 있단 말인가
지금 이 순간 청학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나는 물었다
선생님 아빠가 위독한데
엄마는 태국 여행을 가셨데요
화를 내어야 해요 말아야 해요
뭐
청학선생님 말씀
세상에 화낼것은 없어요 웃어요
예
그리고 난 광주로 내려왔다
공주로 태어나서 평생 공주로 살다가
공주로 가셔야지
아빠가 세번째 대변을 누워서 보신다
나는 아빠를 서울 달동네
우리집으로 모실거다
더이상 더이상
환자가 이렇게 방치되는게 싫다
엄마
치우천황이 광주로 내려와 학교에 다니면 어때?
우리집은 삼층집 단독인데
텅텅 비어있다
그런데도 안된다고 한다
나는 아빠를 모시고 달동네 우리집으로 갈거라고 말했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인간으로 살다가 인간으로 가야하는 걸
나는 알고 있으니까
아빠
우리집으로 가자
달동네면 어때
달동네면 어때
달동네 우리집엔 전화도 없다
핸드폰도 아들은 없다
연락할 길은 없다
내가 할께
내가 아빠 마지막을 함께 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