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빨래 줄
달동네 빨래 줄
우근 김 정 희
삼년전 내가 바위인 줄 알았는데
계란이였다
회사짐 집짐
어디로 옮겨야 하나
멸륜1가에서 명륜3가 달동네로 이사를 했다
직원들 밥을 언제나 먹을 수 있게 했었다
그릇들 부터 없애야 했다
외 할머니 내게 해주셨던 밥상
항상 예술이였다
계란밥도 그랬다
화롯불에 해주시던 계란밥도
거품이 넘치고 미운 건
다른 사람들이 먹었다
나는 그렇게 예쁘게 밥상을 받았다
나의 밥상에는 꽃이 놓여져 있었다
할머니 너무 예뻐서 못 먹겠어
아니야 항상 예쁜 것만 보고 예쁘게 살아야 해
예쁜 것만 예쁘게 먹어야 해
그렇게 자랐는데
웬 달동네
삼년이 지나도 아직도 달동네다
엉엉 엉하고 울고 싶다
바라는것도 크게 없는데
나는 언제 돌아갈까
지하방 하루종일 캄캄해서 불을 켜놓아야 하는 방
해가 떴는지 해가 졌는지 모르는 곳
나도 태어나 이런 방에 갇혀서
울고 있구나
엉 엉 엉하며 소리 지르지도 못하고
눈물만 흐르는구나
아빠 돌아가신지 오늘로 104일
살아야 해
이렇게도 살아야 해
버려도 버려도 버릴 수 없는 것들
나는 왜
빨래대도 여러개
어느날보니 누군가 다 가져가
없다
냄새 나는 세상이 싫다
가져간 사람이 임자지
아니 내것이 세상에 있는가
가져간 사람이 주인이지
그렇게 나도 버려 보았다
두번인지 아니면 세번인지 그랬다
그래도 그래도 남아있는 나
나는 나를 위해서는 차리지 않는다
그래서 혼자는 아무것도 안 먹는다
아니 못 먹는다
지금도 그렇다
배가 고프다
처음처럼으로 구름과자로 때운다
너희들만 내 친구다
빨래줄을 해보았으나
손 빨래한걸 걸어보니
힘없이 떨어진다
달동네 빨래 줄
나도 그냥 그렇게 떨어져 어디로 가는가
눈물만 소리없이 흐르고 흐른다
그래 양수리나 묘각사에 가려고 했는데
달동네
지하방에서 얼마나 눈물 흐르는지 보자
처음처럼이 재워주겠지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구름과자가 아니라고 한다
말없는 두 친구
너희만 나를 알지
지금같이하고 있으니까
침묵하며 흐르는 눈물만 보고 있다
할머니 나 이렇게 살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