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9. 8. 30. 06:35

북 한강에 서서

                            우근 김  정  희

 

여름이 가고 가을이 사그락 사그락

북 한강 티파니의 밤

장대비 같은 어제를 토해낸다

쏟아버려라 쏟아 버려라

지긋 지긋한 어제는 이제 가거라

내일이 있어도 미래가 보여도

아프고 시린 어제가 없는 사람 있을까

 

북 한강 새벽 안개도 내리지 않아

강물살 반짝이며 깨우는 아침

한번 두번 세번씩 일어서는 활화산

북 한강 티파니 아침은 뜨거웠다

오늘 같은 날도 있구나

그래 오늘 같은 나 날도 있구나

 

북 한강에 서서 물살 바라보니

깨끗하지 못한 강물 북 한강은 흐른다

가을 물살위로 흐르고 흐르는

계절이 바뀌어 가고

가을은 이 가을은

이렇게 오고 오고 있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인데

가을은 수확의 계절인데

가을은 사랑의 계절인데

 

이제는 상채기 그만내고

빠알갛게 익어가는 들판으로 나아가자

들길 걸으며

벼가 익어가며

고개 숙이는 모습으로 살아가자

그 모습 그대로 살아가자

익을 수 록 고개 숙이는 벼를 바라보며

그대 그리고 나

그렇게 닮은 사람되어

말없이 왔다가 조용히 떠나자

요란스럽지 않는 소리로 사랑하자

눈빛으로 말하고

익어가는 사람되어 사랑하자

 

북한강에 서서

한번 두번 세번을 잊지 말자

사랑이란

그대 와 나에게

새로운 오늘만 안겨준다

새로운 사랑만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