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9. 8. 31. 17:15

팔월이 가면

                           우근 김  정  희

 

어떻게 살았을까

두 무릎 상처 투성이

그 다리로 내내 치마를 입고

영광의 상처인 듯

당당하게 다녔다

아래로 내려다 보면

마음이 아파온다

아니지 저려오고 저릿저릿하다

토요일 아침

묘각사로 향했다

큰 스님방에서 대답하신다

 

나만 아픈게 아니라

큰 스님께서도 많이 많이

아프셨다

내가 삭발한 다음날

모자를 쓰고 절을 올리니

알아 보셨다

그리고 처음이다

 

양수겹장을 해보라고 하신다

양수겹장도 된단다

인생살이 살아보니

바쁘기만 하면 무얼하나

달동네 지금이 행복하다

팔월을 보내며

두근 두근

구월 가을을 기다린다

오늘만 잘 살자

늘 오늘만 사랑하자

그렇게 살다가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