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9. 10. 19. 10:20

가을 약속

                   우근 김  정  희

 

사람으로 살아가고

사람으로 사람으로

살다가 가고 싶다

어느때 사람이 필요로 할까

아픔으로 고생할때

사람이 꼭 필요로 한다

어쩌면 아픔이란

자신의 대변인지 모른다

마음이 상처로 아프니

몸이 대신해서 아프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나

가을 들녘으로 나가보니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벼가 숙이고 

다 모두 다 가을이라

풍성한 결실로 보이는데

나는 인생의 어디쯤 걸어가고 있는가

결실이 얼마나 되어

나를 보고 있을까

뒤 돌아다 보니

해놓은 건

하나 없고

비인 하늘만 가을호수에

내려 앉아 나를 보며

쉬어 쉬어 가라 가라 한다

 

사람으로 살아

사람으로 살아가야

사람으로 사람으로

나는 그렇게 그렇게

살다가 가리라

살다가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