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9. 11. 11. 11:28

가을 미소

                      우근 김  정  희

 

따스한 가을 미소

한사람을 알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살고있다

제주도 밀감 한박스가 택배로 왔다

박스위에는 벨기에라고 적혀져 있다

우리가 언제 만났는가

가만 가만 생각해 본다

 

말없이 받고 있는 가을 미소가 번진다

나도 누군가에게 줄게 있는지

받는것에 익숙하지 않는 나

한박스가 너무 많다고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아니지 우리집은 박스로 사먹었는데

밀감이 싱싱하다고

뽐을 내고 있다

고2시절 생각이 난다

겨울방학 내내 밀감과 땅콩으로

배를 채웠다

한박스가 금방 동이나서

날마다 한박스씩을 샀다

 

말없이 보내준 마음

그 마음을 나는 알고 있다

다가오는 겨울을 내내 따스한 미소로 보낼 것 같다

보내주신 분은 항상 본인을 누구라고 말하지 못하게 한다

여러가지 필요할때마다 보내주신 선물

나는 언제 누구에게 이런 천사가 될 수 있을까

가만 가만 아픈 가슴을 만져본다

밀감으로 만들고 싶어져서

아침 내내 밀감과 데이트를 했다

밀감 향기가 내 마음까지 물들였다

그렇게 노오란 꿈을 꾸며 살리라

행복한 향내가 코끝을 찡하게 한다

사랑한 마음을 천사에게 날려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