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09. 12. 27. 12:36

잿빛 휴일

                         우근 김  정  희

 

하늘이 뿌연 잿빛인지 회색인지

어떤게 맞는지 모르겠다

휴일이면 가슴마다 마음에 들어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어제 밤 하늘엔 달빛이 맑았는데

보름달이 아직 안되어 있다

누구에게 겨울 밤을 보여주고 싶은데

없다

아니다

어쩌면 이렇게 보내는 시간도 있어야 한다

바람에게 속삭인다

새해에는 새로운 소망으로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으로

새해에는 새로운 인생으로

살아야 한다

살아가야만 한다

 

잿빛 휴일도 가고 있다

뿌연 회색 시간속으로 간다

하늘이 말하고 있는 사연을

긴 기나긴 연말을 보낸다

사람이 싫다

그러나 사람속에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고

어떤 사람은 다 털어놓고 싶다

유유상종이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여 본다

나는 본다

나는 듣는다

나는 말한다

나는 다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내가 말하면 말없이 들어만 주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데

없다

잿빛 하늘이 말한다

말해보라 한다

그 누군가가 없으면 하늘이 있다고

말한다

오늘은 잿빛 휴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