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10. 3. 23. 10:52

한 우물

                  우근 김  정  희

 

함박눈이 내리던 날

서울문묘 지나다가 본 풍경엔

아직도 거기에 있을것만 같아

나는 말했다

없어진 우물부터 복원하자고

문묘의 우물물은 약수였다고

그대는 가고 없는데

문묘초소 파란색은 그대로이다

아직은 마음이 그렇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지만

동문앞에 쌓여져있는 모래위에도

눈이 쌓여져 있다

문을 열면 비복청이 나오고

복원하면 그대로되어 지려나

 

함박눈꽃 말없이 내리는데

머리위에 내려앉아

소복 소복 쌓이는데

눈물되어 흐르는 눈

어제 눈은 그대였으면

내가 느낄 수 있는 그대

함께 눈을 맞아보지 못했지만

옷은 그대가 내게 입혀준

따스한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아야 하지만

겨울은 자꾸 자꾸 뒷걸음질을 친다

하얀눈꽃 송이가 나래를 펴고

천사가 되어 날아오면 꿈이되려나

봄 새싹이 되어

훨훨 날아가는 꿈속에서

한 우물같은 사랑으로

피어나는 노란 수선화

하늘거리며 노래한다

바람이 불어오면

잊으라 잊어버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