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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대 동방지 창간호 권두시 동방신선송

만년지기 우근 2010. 12. 15. 15:30

 

 

 

 

외대에 다니는 학생에게 월요일 저녁 간절하게 부탁을 했다.

메일로 보내 달라고 했는데 오늘까지 메일이 오지 않아서 외대도서관 열람실에 전화를 했더니

메일을 보냈더니 메일이 왔다.

왔는데 올릴 수 가  없어서 아들을 불러서 우선 올렸는데 글씨가 작아서 보시는데

그렇겠다.

 

東 方 神 仙 頌 

동 방 신 선 송

 

                            未堂 徐  廷柱  미당 서 정주

 

겨레의 수효보다 훨신 더 많은

山 봉우리 봉우리 마다

늘 二八청순의 해는

道袍같은 힌 맨살로 떠올라와서

먼 하늘도 히다 겨워 玉빛으로만 이슥하나니

여기 사는 우리네가

이 세상에서

神仙이 아니면 그 무엇이리?

 

검은 암소한테 풀이나 뜯기면서

쉬엄 쉬엄 散步해 가는

힌머리의 늙은 神仙 처럼

늘 잘 노시듯이 일은 하지만

그 두두룩한 成果는

사실은 他國 악바리들의 몇갑절도 더 넘는

우리가

그 神仙이 아니면 무엇이리?

 

休息 시간에는

老松 그늘에서 바둑을 두지만

공부와 勤務도 바둑을 두시듯

또렷 또렷 시원 시원히

실수없이 놀듯이 잘만해내는

우리는 神仙의 宗家의 子孫

 

上代 중원의 文武를 다 가르쳐냈으면서도

그 내색 한번도 해보인 일도없이

仙桃 복숭아나 한개씩

따먹으며 돌아서서 슬그먼히 웃고 말던

우리는 아무래도 神仙의 宗家 子孫.

 

오래 오래 이어서 살아 가자면

皮腐가 때로 조금씩 가렵긴 해도

永遠의 우리 망구(麻姑)仙女는 또

이것도 시원스레 잘 긁어도 주시나니

우리가 이 東方의 宗家

그 神仙의 알맹이가 아니고 무엇이리?

 

 

註. - 神仙이라고 쓸 때의 그 仙자는 山이 이 地上에서는 으뜸으로

가장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부쳐진 漢字로 理解해 보는것이 가장

他當한 일인듯 싶다.

또 中國에서 옛부터 유명한 그 麻姑仙女도 사실은 우리나라 仙女임을 借用해 간걸로 보인다.

 

 

동방신선송을 내가 다시 글로 써보았다.

미당 서정주선생님께 나는 일제치하때 왜 글을 쓰셨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친일파라는것때문에 분명히 곤욕을 치루실거라고 말했다.

선생님께서 그러면 이 동방신선송을 주는 의미가 있다.

그때 이시를 세상에 내놓으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에게 내가 이글을 쓴다고 먹히겠는가.

나는 말하고 싶다.

지금 살아 남아있는 모두가 친일파의 후손이 아닌가.

우리는 지금 잘 살아가고 있는가.

선조보다도 더 부끄러운 얼굴이 아닌가.

조선의 독립을 위해서 살아가신 분들중에 몇분이나 끝까지 독립만 하고 사셨을까.

독립을 위해서 장렬한 죽음으로 목숨을 바친 분 빼놓고 살아야 하기에

일본놈들이 창칼을 들이대는데 써여만 처자식들 굶기지 않아야 했을 것이다.

나는 친일파라고 명단에 오른 우리집안 그분 이름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