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지기 우근 2011. 12. 17. 15:15

겨울 바람

                        우근 김  정  희

 

북풍 한설은

마음에 불어오는데

마음은 아니라

고갯마루에 서서

모자를 만들어 쓰고 있다

 

살아가야 할

가장 커더란 이유

나는 살아야 한다

나는 있어야 한다

꼭 남아야 할

가장 커더란 이유

너를 보고 싶다

언제까지

언제까지나

 

봄날을 기다리는

긴긴 머풀러 하나로

모자를 만들고

펑펑펑

불어오는 바람을 헤쳐나가면

그날이 오겠지

그날은 반드시 온다

 

겨울에 부는

마음이 겨울 바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