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동영상

[스크랩] 동화사 계곡

만년지기 우근 2007. 9. 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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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살에 투영대며 부서지는 물위의  벌집형상 은 ....

 마치 봄날에 아른대며 부푼 가슴과 설레임을 희롱하는 아지랑이 와도 같다.

손을 담그기 보다는...

그냥 물살에 일렁이며 조각 조각 부서지는 빛의 반짝임을 더하는 것만을 보고 싶어진다.

어린날 여름 초입,,, 

엄마를 기다리던 동네어귀의 개울가에 앉아

넋을 빼고 물위의 조각난 비늘같은 햇살과 물속의 돌맹이들,, 그리고 햇살속으로 유영하는

작은 송사리떼 들을 바라만 보던 그 추억이 덧칠해짐은 또 무엇일까... 

 

 

 

 

 

 

병원을 나서고 삼일뒤..

스러져가는 여름의 끝자락을 부여잡고 어린 그녀들과 무작정 나섰던 동화사 계곡.

그냥 가만히 있으면 가슴이 터질것 같은 에뜨랑제 기질이 발동해,,,

근 열흘에서 이틀을 더한 병실에서 가졌던 외로움과  더하기로 엮어져서

방학 이었어도  아무데도 못가고 보충수업을 들어야 했던 중딩 1년차 딸 아이와

일년에 단 두번... 유학 생활의 댓가인 기러기 아빠를 조우 하는 살캉거리는 살냄새도  포기한

내 어린 그녀가 안쓰러워  핑계김에 나섰던 계곡행....

 

돗자리 하나. 큰 물통 물가득 한병. 아침에 한 검정콩이 수놓인 밥솥의 밥을 도시락에 주섬 주섬 싸고

길 나서면서 샀던 과일 무더기와... 그리고 개학이 다 되었어도 한줄도 안쓴 숙제 무더기를

가방에 왕창 쑤셔넣고 그렇게 나선 길 이었으나..

정작 다가간 그 장소는 예전과 다름없이 늘 같은 얼굴, 한결같은 마음으로 화답 했었다.

 

비가 자주 내려서 물이 넘쳐나는 계곡은

풍요한 어머니의 젖가슴 같이 여유로웁고, 계곡다운 얼굴로 반기니,,,

곳곳에서 돗자리를 깔고 먹자판에,, 깔깔대는 튕겨지는 경쾌한 웃음파도에...

소란대는 물속에서의 어린아이들이 노는 소리. 그리고 그늘에 누워 한낮의 오수를 즐기는 무리들..

 

예고없이 자는 녀석들을 깨워 나선 길에 팅팅 불어터진 볼따구며 쫑알대는 입이

어느새 제 모양을 갖춘 우리 아이들은 밥이고 뭐고... 물에 들어가서 나올줄  모르고 깔깔댄다.

집에서 한시간도 채 안되는 거리...

그래도 다른곳이 아닌, 산이라는 장소...계곡 이라는 공간이 주는 정서는 사람들의 마음에

이완과 휴식과 자유로움을 준다.

 

깊이를 더하지 않은 동화사 초입, 다리밑의 정경은...

차를 타고 가다가 그냥 내려 오는 도로변, 넓은 숲사이의 물가 계곡이고 보면

사람들의 기운이 더해지는 끌림에 그냥 왔다가 잠시 쉬고 가는... 종일 그런 풍경도 있었고

올 여름이 연일 폭염주의보 발령.. 특히나 타도시 보다 분지인 지역조건에 유난히 더 더운 대구시

이다 보니 아예, 여름 한계절을 텐트를 치고 자리잡아 식구들 수 되로 번갈아 잠자고 출근하는

알뜰 피서족 들도 꽤 있었다. 

 

그 무리 사이로 자리잡고 앉아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는 나는..

실로 몇년만에 계곡 물가에 발을 담구어 보는 호사(?)를 가짐 이었는지... 가만히 셈을 하다가

문득 눈들어 보니 익숙한 장소가 눈에 띈다

꼬맹이와 큰놈이 다설살과 아홉살이던 장마시 여름날... 일년에 단 한번.

근 한달 정도만 허락된 옆지기의 휴가에서 넷이 같이와서 취사해가며 쉬다 갔던 그... 자리이다.

순간... 마음이 무겁다!!

그는 더울텐데..

바다는 한낮에는 지표와 해면에 꽂히는 햇살이 살인무기일 정도..

아마도 콧등과 어깨서 부터 타고 내려오는 팔뚝은 껍질이 홀랑 홀랑일게다!!

 

이런 상념이 휘리릭>>> 하는 사이 "엄마 수인이가 미끄러져 물에 빠졌어~!!"

내,,, 그럴줄 알았지... 개구장이 기질이 있는 녀석이니...

"그래? 그럼, 아예 물속에 들어가 헤엄치며 놀아~!! 시원하게.."

"즈응말?? 그래두 돼?"

"오냐~"

"진짜루~??"

"응"

 너 그럴줄 알고 옷 미리 가져왔어 이 엄마가 누군네.. 얌마!   ^^

그래서 퍼질러 앉아 송사리 까지 잡는 녀석과 사춘기 중딩체면에 물속에 왔다 갔다만 하는  녀석..

 

산에서 먹어본 밥맛이 유달스러움은 먹어본 사람은 다 아는 호사...^^

해가 저물어 산그늘이 내려 앉고 어둑한 형체가 올라오자 우리는 그제서야...

빈도시락 딸각대며 부른배를 안고, 헤어진 마음을 깁고, 차가운 계곡물의 기억을 담고서 왔다.

 

그날밤..

물속에서 허우적대던 작은 녀석은 잘 자는데 큰 녀석은 신열이 났었다.

 

나는...

병실에서 간질대던 외로운 마음을 이기고 숙면을 취했었다.

 

여름...

하마트면... 너를 못 안고 갈뻔했어.

고마워...

병실에서 빨리 나와 너를 만져 보기라도 했으니...^^

 

 

 

 

 

중간에 있는 계곡의 이미지는 무위지행;도계님의

지리산 칠선계곡의 이미지 입니다.

시원한 느낌과 계곡의 느낌을 주기 위함이지요.^^

 나머지는 직찍~

 

 

 

 

 

 

 

 

 

출처 : 물위의 추자나무 군도
글쓴이 : 추자나무숲 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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