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마음이 보이는 얼굴

만년지기 우근 2008. 9. 2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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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보이는 얼굴

                                                             우근 김  정  희

 

어두운곳에서 말하면 얼굴이 보이지

그 말속에 얼굴이 있다

아침이 찾아와서 말한다

이제 시간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어느곳에서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말이야

자갈길 돌밭길에 한번 던져져보자

거기에 무엇이 움직이는지

 

어두운곳에서 보이던 얼굴이 돌하나에 그려져 있다

선물로 준 동그란 탈이 웃어버리라 웃어라

그렇게 웃어라

거울을 보고 같이 웃어라 한다

웃자 그래서 남겨지지 않는다면

웃어 넘겨버리자

시간이 얼마나 되었다고

가을이 이제 말하는 언어를 뒤로 하지말자

 

담배 연기가 향기로 날리고

오가피에 넣어 먹었던 낮술로 얼굴이 가을로 가을로 간다

깊어지면 더 깊어지는 가을속으로

이제 들어가서 햇살 아래 동그란 머리카락을 만지며

지천명을 알아야 한다

어찌 지천명을 맞아야 하나

가을이 지나면 이제 이제는 한걸음씩 한걸음씩만 걷자

짧으면 석달 길면 삼십년이라고 말하는 얼굴

나는 이렇게 답한다

짧으면 삼주 길면 삼십만주라 말하고 싶다

계산해보지 않는 언어로도

이 가을은 이렇게 저렇게 잘도 간다

이게 살아가는 인생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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