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에 서서
허주 김 정 희
단 하루도 그대를 떠날 수 없었다
왜냐고 묻지마라 약속이었으니까
몇년이 지나서 소식을 들었다
그대 어디에서 볼 수 있을까
언젠가 만남을 기약했는데
그 인연의 끈을 이제서야 내가 끊어버린다
그대가 풍선되어 하늘로 하늘로
바람타고 날아가고 나는 안녕을 고한다
길목에서서 둥실 둥실 올라가는 풍선
잘가라 그대여
사랑이여 사랑이여
그대를 사랑한 내가 보낸다
나를 그대는 언제 보냈는지 모르지만
나는 이제서야 보낸다
남아있는 건
안녕이라는 한마디가 메아리되어
그대에게 전해지기 바란다
바람 불어 이제 풍선보이지 않아
바람아 자유하자
그대를 사랑한 시간
멈추어 버렸던 모래시계 뒤집어 놓아
새롭게 시작하자
잠에서 깨어나면
사랑으로 아침 열고
길목에 서서
그대를 보니
보이지 않는다
푸른 하늘 바람이 불어
사랑하는 사람
길목에 서서 마주보며 미소 하나
꽃 한송이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