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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저승길 노잣돈’ - 무령왕릉의 오수전 - 문화재야화(夜話) [2]

만년지기 우근 2007. 7. 23. 14:04
  • [문화재야화(夜話)] 90여개 발견… ‘저승길 노잣돈’
  • 무령왕릉의 오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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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승길 노잣돈이라는 말이 있다. 저승길 편히 가라고 상여 등에 꽂아 넣는 돈이다. 이 돈은 상여꾼들이 수고비 조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고고학적으로 본다면, 우리나라에서 저승길 노잣돈의 역사는 거의 2000년에 가깝다. 또한 옛날에는 상여꾼들이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무덤에 묻힌 이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관이나 무덤방(석실〈石室〉 등) 안에 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삼국시대 초기 무덤에는 덩이쇠(가운데가 좁고 양쪽이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철판=철정〈鐵鋌〉)나, 주조로 만든 도끼 모양의 쇳덩이가 많이 나온다. 특히 신라와 가야 지방에서 자주 발굴된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 ‘변진조(弁辰條=가야세력)’는 “이 나라에서는 철이 생산되는데 시장에서 모든 매매는 철로 이뤄진다. 마치 중국에서 돈을 쓰는 것과 같다”고 기록했다. 고고학계에서는 “화폐로 기능한 덩이쇠 등이 ‘저승길 노잣돈’이자, 무덤에 묻힌 이의 위세를 나타내기 위해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 ▲무령왕릉에서 나온 오수전의 출토 당시 모습. “이 돈을 가지고 토지신으로부터 이 땅을 샀다”는 내용을 새긴 일종의‘토지매매문서’(=매지권) 위에 오수전은 놓여 있었다. 국립공주박물관
    • 백제 무령왕릉에서도 중국 동전인 오수전(五銖錢) 90여개가 한 꾸러미로 나왔다. 오수전은 “토지신에게 이 돈을 무덤터 값으로 지불한다”는 내용을 새긴 돌 위에 놓여 있었다. 이런 글귀를 새긴 돌은 토지매매문서라는 뜻에서 매지권(買地?)이라고 불린다. 이 역시 일종의 ‘저승길 노잣돈’으로 볼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발굴한 충남 천안 남산리 고려시대 묘에서도 중국 동전 120개가 시신 바로 아래쪽에서 나오는 등 ‘저승길 노잣돈’은 조선 초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조선 후기로 들어가면서 ‘저승길 노잣돈’이 무덤 안에서 나오는 일이 드물게 됐다.

      고대 중국에서는 동전 형태의 열매가 달린 구리로 만든 나무가 무덤에서 나오기도 한다. 이를 전수(錢樹), 즉 ‘돈나무’라고 부르며, ‘전신(錢神)신앙’이라고도 호칭한다. 중국 학계는 중국인들의 배금사상이 역사적으로 뿌리 깊었음을 엿보게 하는 유물로 해석한다. 일본에서는 서기 5세기대(代) 최고지배계층 무덤에서 철제 무기 수백점이 발굴되기도 하는데, 권력과 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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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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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여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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