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05년 황우석 박사팀의 줄기세포 연구논문 조작사건 이후 침체됐던 국내 줄기세포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10년간 4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과학기술부는 국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신뢰 회복과 성과 도출을 위해 해당 분야 인프라스트럭처 구축과 민ㆍ관 합동연구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9일 밝혔다.
줄기세포주 연구에 대한 신뢰 회복과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인간 배아줄기세포주 검증시스템'을 운영하고 '줄기세포은행'도 함께 구축해 확립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록ㆍ검증ㆍ분양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주 검증시스템은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 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는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이 줄기세포주 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배아줄기세포주에 대한 등록과 검증 업무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또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과학계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의 정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2006년 말 출범한 '줄기세포 실무위원회'를 활성화하고, 현재 과기부 기초연구국장이 맡고 있는 위원장 역시 조만간 민간 전문가로 교체할 예정이다.
최근 국내외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 성체줄기세포를 특정 세포로 분화시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조직이나 장기를 재생하는 기술을 염두에 둔 연구다.
특히 이 연구는 배아줄기세포 연구의 생명윤리적인 문제에 민감한 독일 등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제대혈(신생아의 탯줄과 태반에서 수집된 혈액)에서 추출된 줄기세포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다.
김동욱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은 "한국은 올해 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줄기세포포럼에 참석해 정식으로 가입하고 정부의 지원 의지와 생명윤리법 개정 현황을 설명하면서 국제적인 신뢰 회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또 "줄기세포의 국제 표준화 공동연구, 아시아ㆍ태평양 줄기세포 네트워크 참여, 세계인간프로테옴기구 의장 선출 등을 통해 외국의 연구에 뒤떨어지지 않을 토대를 마련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최근 주목할 만한 연구 성과가 나오고 있다.
최영민ㆍ임정묵 서울대 교수와 정형민 포천중문의대 교수는 동물 단성생식 배아줄기세포주를 수립하는 성과를 거뒀고, 김종훈 고려대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이용해 당뇨병의 세포 치료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김동욱 연세대 교수와 박장환ㆍ이상훈 한양대 교수는 각각 배아줄기세포를 통한 척추손상질환 치료의 새로운 방법과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한 파킨슨병 치료 가능성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김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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