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흐린 오후

만년지기 우근 2008. 7. 4. 15:36

흐린 오후

                    우근 김  정  희

 

골목길을 걸어가다가

문득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인가

뒤를 돌아다 보니

아무도 없다

누군가가 그려놓은 하늘은

흐리고 있는 오후 하늘을 본다

 

기억 저편에 서서 기다리고 있는가

아니면 웅크리고 있는가

골목을 지나가고 있는

흐린 오후에게 물었다

지친 하루가 언제 가느냐고

하늘을 보니 구름이 몰려오고

구름이 다가오며 말한다

 

골목은 이어져서

구름이 된다

그 골목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 하나 보이면 좋으련만

하늘 오후 하늘이

흐린 오후를 만들어

하루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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