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가 왔다 갔는지
우근 김 정 희
나는 어제 가방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작은 가방에 들어 있는 천사
누가 넣어 놓았을까
누군지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냥 천사라고 표현하고 싶어서
가을이 가을이 아름다웠으면 한다
누구 누구에게도 가을이 오고 있어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가고 있다
시간이 흘러 흘러서
어디로 갈까
검룡소에 물이 바다로 가듯이
시간도 흘러서 어딘가에
아니 하늘에 있겠지
그 하늘이 언젠가 웃고 있겠지
공부를 왜 하느냐
어려운걸 피하고 잘 해결하기위해서 한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삶이 있는건 그대로 있는 그대로 받으리라
혹여 내가 꼭 필요로 하는데
거기에 내가 있어야 한다면
아무도 그 길을 가지 않는다면
나는 처음 사람이 되고싶다
깨어지더라도 부서지더라도
선구자 같은 사람이 필요로 한다면
그 사람으로 그 사람이 되어 보리라
싸워서 내가 깨어지더라도
싸워서 내가 부서져버려도
그렇게 살다가 가고 싶다
그렇게 살다가 가고 싶다
이름없는 묘비명이 되더라도 좋다
아무도 몰라도 상관없다
내가 가는 길에 아무도 가지 않는
그 길이 필요하다면 간다
길이 없어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 길에 그 길에 서서
맨 처음으로 살다가 가리라
천사가 왔다가 간 것처럼
그렇게 살다가 살다가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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