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같은 달
허주 김 정 희
거리에 휴일이 찾아들어
누구인가
어디에 숨어있는가
달이 보이는 날
연대도에 휴식같은 달이 나에게 왔다
달이 대나무 배경으로
날마다 날마다 스러져가는
사라져가는 절개를 다시 부르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고
깨진 사금파리 좌대에 앚아있다
절절이 묻어나는 세월이 지나면
나는 무엇이 될까
꿈을 꾸고 꿈을 이루고
정해진대로 살다가 살아가다가
가버리면 되는데
달은 언제나 언제까지나
나를 보고 있다
삶은 생각이 아니다
삶은 의미이다
핏줄속에 살아 살아서
움직이고 있다
사금파리 좌대에서
나를 보고 오늘도 내일도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