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상현달

만년지기 우근 2009. 6. 26. 21:02

상현달

                 허주 김  정  희

 

문묘에 떠있는 달

상현달 윤달인 오월 초 나흘이구나

날씨가 흐릿 하지만 달은 밝아

저 달 안에 노니는 은행나무

삶이 사람을 바꾸려 하지만

사람이 삶을 바꾸어야 하지

그런대로 저런대로 살아버린

때묻고 흔들리고 또 흐르는 대로

그대로 살아가보면 알겠지

그러하면 알거야

 

누가 누가 그런소리에 묻혀져 있다면

자욱하게 묻혀져버린다면

안개가 되려나

수북한 먼지가 되려나

상현달만 밝히려 하는가 보다

그런가 보다

사람이 그립다

사람이 더욱 그리운 건

상현달만큼 꿈이 커서인가

비운다고 비워지던가

덩그마니 남은 시간만큼 여여하게 흐르고

옹달샘에서 퐁 퐁 퐁

소리내어 있음을 알리고

나는 간다

나는 숨쉬러 간다

나는 간다

나는 숨지러 간다

 

'우근 창작 한마당 > 시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살에 빛나는 죽순 이슬  (0) 2009.06.27
토끼풀꽃 시계  (0) 2009.06.27
어디로 가야  (0) 2009.06.22
그리운 아빠  (0) 2009.06.22
우담바라 피어있는 문묘  (0) 2009.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