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현달
허주 김 정 희
문묘에 떠있는 달
상현달 윤달인 오월 초 나흘이구나
날씨가 흐릿 하지만 달은 밝아
저 달 안에 노니는 은행나무
삶이 사람을 바꾸려 하지만
사람이 삶을 바꾸어야 하지
그런대로 저런대로 살아버린
때묻고 흔들리고 또 흐르는 대로
그대로 살아가보면 알겠지
그러하면 알거야
누가 누가 그런소리에 묻혀져 있다면
자욱하게 묻혀져버린다면
안개가 되려나
수북한 먼지가 되려나
상현달만 밝히려 하는가 보다
그런가 보다
사람이 그립다
사람이 더욱 그리운 건
상현달만큼 꿈이 커서인가
비운다고 비워지던가
덩그마니 남은 시간만큼 여여하게 흐르고
옹달샘에서 퐁 퐁 퐁
소리내어 있음을 알리고
나는 간다
나는 숨쉬러 간다
나는 간다
나는 숨지러 간다
'우근 창작 한마당 > 시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햇살에 빛나는 죽순 이슬 (0) | 2009.06.27 |
---|---|
토끼풀꽃 시계 (0) | 2009.06.27 |
어디로 가야 (0) | 2009.06.22 |
그리운 아빠 (0) | 2009.06.22 |
우담바라 피어있는 문묘 (0) | 2009.06.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