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깃발

만년지기 우근 2010. 1. 30. 21:22

깃발

           우근 김  정  희

 

49재날 고른 깃발은 두개

녹색깃발 노랑깃발 이였다

녹색깃발이 더 시원해 보였다

49재 지내고나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두번 꿈을 꾸었다

처음 꿈은 고양이로 환생하겠다고 했다

내가 안된다 잘라서 말했다

사람으로 환생하라고 했다

 

두번째 꿈을 꾸었다

녹색깃발 노랑깃발을 바꾸겠다고 한다

하얀색에 황금빛 글씨로 바꾸겠다 한다

꿈에서도 좋아 보였다

그러라고 했다

꿈속에서 내가 더 시원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청관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점심 약속을 했다

무슨 뜻이 있는걸까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이생에 살면서 깨끗하고

남에게 절대로 얻어먹지 않았던

평생 양복 한벌도 없이 살다가 간 사람이다

내가 본 그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였다

나를 만나 여러곳 여행을 가본 사람이였다

문득 아빠 백일 탈상을 떠올렸다

가족관계부에 올라가 있는 사람

그는 내 사람이다

그가 원하는대로 해주어야지

무엇을 원하는지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리고 오늘은 편안한 아침을 맞았다

생사를 초월해서 라도 할 수 만 있다면

나는 내내 기도 할 수 있다

날마다 날마다 하는 기도속에 그는 있다

광명으로 되살아 나기를

광명으로 환생하기를

기도 한다

날마다 다가오는 오늘

오늘 나는 그에게 기도 한다

하얀 깃발처럼

순수하고 깨끗하게 환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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