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고 있는 주검
1980년 5월 15일 서울역 광장
시청앞 15만 인파가 체류탄을 뒤집어 쓰며
나는 뾰쪽 구두를 신고 회기동 에서
종로를 거쳐 서울역 광장
선발대 되어 앞으로 앞으로
시내 버스에 누군가 불을 지르고
30분 후 해산 명령
그 허탈함을 아는지 - - - - - - - -
집으로 집으로 흩어지는
15만명 떠난 자리 에 서서
털썩 주저 앉아 했던 생각
발이 아파서 걸을 수 없었고
걷고 싶지도 않았다
그날 서울역 광장을 메웠던 우리 우리들은
지금 어디 어느 곳에서 숨쉬고 있나
그리고 5월 18일 광주 집에서
전화소리 경자야 파출소가 불 탄다
집에 내려오지 말아 .......... 뚝
전화 끊기는 소리 - - - - - -
그리고 5월 31일 광주친구가 서울에 왔다
한대앞 친구 하숙방에서 들은 광주의 나날들
연향아 안되겠다
오란씨 한병과 소주 3병 사와
나는 그렇게 첫 술을 시작 했다
먹다보니 모자라 다시 사오고
친구들은 잠에 취해 있는데
나만 술이 취하지 않아
하숙집 아줌마와 이차를 하며
이태백이 좋아 이 맛에 술을 마셨구만
그리고 오늘 새벽까지 ...
다 마셔 버리자
몸에 안좋으니 다른 이들 못먹게
내가 다 마신다
마셔버리자
다 ----------
그런 친구가 좋다
지장보살님도 좋으셨을까
태백이랑 노시는게 --
잠자고 있는 주검에게
꿈속에서 물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