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비
김 정 희
하늘이 문을 열어 눈물 한방울로
하루종일 대지를 적신다
오늘 비는 내 눈물이다
차창을 두드리며 한없이 내리는 눈물
탁 탁 탁 톡톡톡 두드리며 흘러 내린다
내가 흘리는 눈물은 저녁이 되어도 그치지 않아
나만 눈 감는다고 세상을 가릴 수 있나
내려라 밤비야 주룩 주룩
내려라 퍼부어 버려라
나의 뒷모습 초라하지 않게
어디로 간들 어쩌랴
어디에 있는들 어찌하랴
내가 나인것을 내가 내 삶의 주인인 것을
가슴 절이도록 아픈것을 ---
그래도 나는 나 나 인것을
술 마시고 싶으나 넘어가지 않는 날
기도하는 사람
경을 외우고 다니는 사람
침묵하고 혼자 있는 사람
사람을 기다리는 사람
허허로운 바람소리 정겨운 비소리
그 비속으로 걸어간다
비는 온대지를 적시듯 나를 적신다
따뜻한 엄마품에 안기듯 포근 하다
하늘을 본다
내눈에 빗물이 들어와 눈물로 흐른다
눈물이 흘러도 빗물이 된다
그래서 나는 주룩 주루룩
내리는 장대비를 좋아한다
나를 감싸주는 비
비야 너는 내 맘 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