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한마당

[스크랩] 광우병 프리온, 심장병도 일으킨다

만년지기 우근 2007. 8. 7. 18:37
광우병 프리온, 심장병도 일으킨다
7월 7일자 《사이언스(Science)》, 쥐 실험으로 심장근육 내 프리온 규명

 

박상표 기자 dandelio@shinbiro.com

 


   
▲ (왼쪽) 2006년 7월 7일자 《사이언스(Science)》표지 (오른쪽) 프리온이 쥐의 심장근육에 침착되어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스크립스 연구소의 올드스톤 교수
광우병이나 인간광우병 같은 치명적인 뇌손상을 불러일으키는 물질인 프리온이 심장병의 원인도 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스크립스 연구소(The Scripps Research Institute in La Jolla)는 지난 7일자 《사이언스(Science)》(313.no.5783)에 “최근 쥐 실험을 통해서 프리온이 원인이 되는 새로운 유형의 심장병을 규명했으며, 프리온은 혈액순환을 통해서 심장 감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소에서 전염병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마이클 올드스톤(Michael Oldstone) 교수는 “지금까지 프리온은 만성적인 신경질환의 원인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우리 연구팀은 프리온이 새로운 유형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따라서 프리온이 원인이 되는 질환 연구를 더욱 확장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7일자 《사이언스(Science)》(313.no.5783)에는 최근 수혈을 통해 인간광우병(vCJD)에 감염된 사례가 3개 보고된 것과 관련하여, 광우병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혈액검사를 통해 프리온을 검출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논문도 실렸다.

미국과 스페인 학자들은 공동으로 스크래피에 감염된 햄스터의 혈액에서 생화학적으로 비정상 프리온 단백질(PrPSc)으로 검출했다. 연구팀은 “잠복기의 초기에는 말초로 복제되는 비정상 프리온 단백질이 혈액 내에 존재할 수 있다. 반면 광우병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뇌에서 배출된 비정상 프리온 단백질이 혈액내에 존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 10월, 국회 보건복지위 고경화(한나라당) 의원이 “인간광우병으로 불리는 크로이츠벨트-야콥병(CJD)에 걸려 사망한 영국인 환자가 생전에 헌혈한 오염혈액으로 제조된 알부민 제제가 1998년에 국내에 유통돼 총 1,492명에게 투약됐지만 관계당국이 이를 6년간 감춰왔다”고 주장하여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혈액제제를 통한 인간광우병의 감염사례는 세계적으로 한 건도 보고된 바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영국 보건부는 이미 지난 2003년 12월 최초의 수혈을 통한 인간광우병 감염 환자가 확인됐다고 발표했었다. 그리고 올해 2월 9일 영국에서 수혈을 통한 3번째 인간광우병 전염사례 확인되었다.

영국에서 발생한 3번의 사례를 통해 적혈구, 냉동 혈장, 혈소판 등이 모두 인간광우병 전염의 매개가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올해 3월 27일자 영국의 일간지 《가디안(The Guardian)》은 인간광우병이 수혈이나 외과수술장비를 통해 과거 알려진 것보다 더 쉽게 전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에든버러 국립광우병감시연구소의 과학자들도 의학잡지 《랜싯 신경병학(The Lancet Neurology)》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마도 1만4천명 정도가 아무런 증상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인간광우병을 유발하는 변형 단백질 프리온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왼쪽) 이중나선(α-helix) 구조가 많은 정상프리온단백질(PrPc) (오른쪽) 이중나선(α-helix) 구조가 잘못 겹치게(misfolded form) 되어 병풍(β-sheet) 구조로 변형된 비정상의 변형 프리온단백질(PrPsc)
현재까지는 살아있는 동물에서 혈액검사를 통한 광우병 진단이 불가능하여 사후 부검에 의한 조직검사로만 진단이 가능했다. 생체 내 광우병 진단방법이 개발된다면 보다 많은 인간광우병 환자와 광우병 감염 동물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지난 6월 24일자 《랜싯(The Lancet)》에는 인간광우병(vCJD)의 감염된 사람의 수가 현재 추정치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광우병 공포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콜린지 등 런던대학 연구팀은 “쿠루의 잠복기가 39~56년인 것으로 보았을 때 인간광우병(vCJD)의 전파양상은 다양(multiphasic)할 것이며, 최근 추정된 인간광우병의 발생 규모는 단일한 유전적 민감도에 근거했기 때문에 상당히 과소평가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에든버러대학의 DNA 분석 연구자들도 지난 5월《영국 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vol 332)에 “사람 프리온 단백질(PrP) 유전자형인 valine(VV) genotype을 지닌 사람이 오랜 잠복기로 인해 무증상 보균자로 수혈이나 수술을 통해 인간광우병(vCJD)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사람은 양쪽 부모로부터 정상프리온 단백질(PrP) 유전자를 하나씩 물려받는다.  정상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는 두 가지 타입이 있기 때문에 유전자형은 세 가지가 존재하는 셈이다. 사람의 경우  MM 유전자형이 38%,  MV 유전자형 51%, VV 유전자형이 11%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인간광우병 환자는 모두 MM 유전자형이었다. 에든버러대학 연구팀의 결과는 현재 발병하지 않은 잠복기 상태의 인간광우병 환자가 앞으로 앞으로 더 많이 확인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는 “최근에 새롭게 밝혀진 과학적 사실들을 근거로 지금이라도 정부가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를 전면 중단하고, 국민건강과 식품안전을 위해 적절한 대책을 시급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리온 질병이란?

전염성 해면상 뇌증(TSE)으로 알려진 프리온 질병은 뇌가 광범위하게 파괴되어 스폰지처럼 구멍이 뚫려서 제대로 걷지 못하고 주저앉는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죽게 된다.

프리온 질병은 소, 염소, 양, 사슴, 쿠두(Kudu), 니알라(nyala), 겜스복(gemsbok), 아라비아오릭스(Arabian Oryx),  일런드영양(eland), 긴칼뿔오릭스(scimitar-horned oryx), 들소(bison) 등 소과(Bovidae) 동물뿐만 아니라 고양이, 치타, 퓨마, 호랑이, 오셀롯(ocelot) 등 고양이과(Felidae) 동물들도 걸릴 수 있다. 또한 돼지, 생쥐, 다람쥐, 밍크, 명주원숭이(marmosets), 짧은꼬리 원숭이(macaque monkeys), 닭 등도 감염된다. 물론 사람도 감염이 된다.

현대 과학은 아직까지 광우병의 발병인자를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현재 광우병 발병인자에 대한 과학적  논란은 비정상 단백질 결정화 이론(칼레턴 가이듀섹), 프리온설(스텐리 프루시너), SAF설(메르즈), 유사 바이러스 입자설(하이노 디린거), 스피로플라스마설(프랭크 O. 배스티언), 바이리노설(앨런 디킨슨) 등 다양한 학설이 논쟁 중에 있다.

   
▲ 잘못 겹쳐진(misfolded form) 병풍(β-sheet) 구조로 변형된 비정상 프리온 단백질
발병인자가 들어 있는 부위도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계속 확대되고 있다.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은 뇌와 안구를 포함한 두개, 척수, 척추, 배근신경절, 장전체, 편도, 장간막 등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근육, 오줌, 혈액, 젤라틴, 우유 등 동물의 거의 모든 부위로 확대되고 있으며, 돼지가죽지갑, 닭의 분변을 이용해 만드는 비료, 수술용 봉합사, CJD 환자로부터 유래한 조직 이식과 그들을 치료했던 수술기구, CJD 환자로부터 추출한 호르몬제, 도축장의 작업용 전기톱과 칼, 음식물 쓰레기 등에도 발병인자가 들어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번 스크립스 연구소의 연구결과는 스텐리 프루시너(Stanley B. Prusiner) 박사의 프리온설에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프루시너는 1983년 프리온 설을 처음으로 제기하여 1997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프리온은 핵산을 포함하지 않는 단백질로 정상적인 동물이나 사람의 뇌에 존재한다.  이러한 정상 프리온을 PrP라 한다. 그런데 스크래피에 걸린 양, 광우병에 걸린 소, CJD환자의 뇌에서 정상프리온이 변화된 형태로 발견되는데 이를 변형프리온(PrP-sc)이라 부른다.

정상프리온단백질(PrPc)은 이중나선(α-helix) 구조가 많다. 그러나 변형 프리온단백질(PrPsc)은 이중나선(α-helix) 구조가 잘못 겹치게(misfolded form) 되어 병풍(β-sheet) 구조로 변형된 것이 특징이다. 비정상의 감염성 프리온은 중추신경계에 축적되어 특징적인 플라크(plaque)를 형성함으로써 뇌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한다.

스크립스 연구소는 이번 연구에서 아밀로이드가 침착되어 있는 쥐의 심장 근육에서 잘못 겹치게 되어 병풍구조로 변형된 감염성 프리온을 새롭게 발견했다.

 

출처 : 길따라 세상만사
글쓴이 : 도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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