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저녁바람에 봄이온다

만년지기 우근 2008. 2. 15. 01:18

저녁 바람에 봄이온다

                                         우근 김  정  희

전화가 울린다

받아보니 오란다

사그락 사그락 걸어서 오라한다

시인보다 더 시적인 언어에

화악 하고 봄을 곁에 두고 나는 걸어서 간다

 

어떻게 걸어야 사그락거리는 걸음이 될까

나는 걸어가는 내내 사그락 거리는

발을 쳐다보며 걸어가다가

야 아 아 그래 바로 이거야

밤인데도 이슬이 달려있는

전등불빛에 달린 이슬을 보면서

봄이야기가 여기서부터 시작되는구나

이 이슬을 어떻게 찍어야

나올까?

이슬아 제발 잘 나오거라

옆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서있는

아가씨는 사진을 찍고 있는

내가 이상한지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동안 쳐다 본다

 

사그락 사그락은 이슬이다

밤 전등불에 비추어져서

나를 기다리는 영롱한 이슬을

나는 아직은 꺼내어서 보지도 않았지만

어떻게 나왔을까

처음 느낀 사랑처럼 벌써 설레인다

작품에 상관없이 애정이 느껴진다

그리고 말했다

그래

이게 봄의 시작이야

첫 봄은 이슬로 시작하는거야

내 인생의 봄도 이렇게

시작하면 되는거야

이렇게 이렇게 이 렇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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