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고 있는 바람
우근 김 정 희
바람이 말없이 불어온다
저 멀리서 느끼는 바람의 아리한 묵음이 밀려와
파도되어 밀어 닥칠것 같아
바다에게 고요하게 말하고 싶다
밀어부치지는 말아 달라고
그래도 온다
그리고 또 밀려서 떠 밀어져서 오고있다
오는 파도가 바다인가
밀리는 여파인가
나는 서서 그것을 바라본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큰 파도더미를 만들고
나는 그것을 바라보고만 있다
바다는 바다로 만들어진 유형으로 다가오라고 말하고프다
처얼썩하고 소리를 치고
옥색이 되도록 깨어지는 파도가 부서져 버린다
때리는가 깨지는가
무엇을 바라는가 해가 떠서 둥둥 떠서
바다에 비추인다
바람이 불어와 말하려 한다
나는 손으로 입을 막는다
말하지마 지금은 아니야
다가오는 바람이 살포시 살포시 안긴다
그대로 있어
그대로가 좋아
너의 뒷 모습에 지치기 싫어
여유가 없어 그만 해
장난같은 유리알 놀음에 양쪽이 다 없어져 버려
그리고 난 후에
남아 있어야 할 무엇인가
있어야 하는가
바람이 불어오면
바람에게 손으로 말하지마
지금은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손가락 하나로 입에대며
쉿 말하지마 말하지마
지금은 지금은 아니 아니야
파도가 잠잠해진다
바람이 숨을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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