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검은옷이 찢겨지면 하얀옷이 나온다

만년지기 우근 2008. 6. 9. 11:50

검은옷이 찢겨지면 하얀옷이 나온다

                                                            우근 김  정  희

 

이십이년 세월이 어디 그냥 지나갔으랴

빠알간 단주 만들어서 차에다 놓으라하고

자주빛 단주에 마음을 담아

우주를 위해서 살다가 가기로 했더니

어느날 그 단주 없다고 한다

 

인연이 그것이라

그것이 인연이라

술자리에서 끊어져버린 단주를 본사람

내앞에서 들려주는 소리는

문장대를 흔들고 지나간다

사라진 사람을 찾아서

걸어다니는 전화를 해도

받지 않는다

 

새로이 나타나서 보니

검은색이 찢어지면

하얀색이 되었고

웃음에 묻어나는 바람소리를 들었는가

하얗게 하얗게 질려가는

새벽이슬이는 사람을 보며

웃고 있다

그 미소를 보며

아침이 다가오며 알았다 하고

삼칠일 기도의 염원으로 들어간다

가자 가보자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어디가 하늘이고

무엇이 살아있는지

자연이 되어서 그 눈으로 바라보자

구름이 다가와서 말한다

보이는게 보이지 않는것이라

말하고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나는 그 무엇도 모른다

 

'우근 창작 한마당 > 시 한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혹적인 유혹에 빠져버린 그대  (0) 2008.06.11
아란야 연꽃  (0) 2008.06.11
장대비가 내리는 밤  (0) 2008.06.03
이뭣고 다리를 건너면  (0) 2008.05.26
언제 어디에서 만날지라도  (0) 2008.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