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하루

만년지기 우근 2008. 6. 26. 01:54

하루

                   우근 김  정  희

 

날이 가는걸 느끼고 싶어

하루가 있나

다가오는 건

봉숭아 꽃이 피어있고

아무도 모르게 심어논 토란 두개

싹이나서 나를 반기고

할머니 얼굴에 미소 하나

올라오는 봄이 흐르고 있다

 

날이 가고 있다는걸 아는

그런 날이온다

가버리는건

민들레 지고 석류꽃 피어있고

아무도 모르게 심어놓은 도라지씨

싹이나지 않았다

춘천호에서 준

두개의 씨앗은 하나만 싹이나고

파라호의 겨울아침 피어오르던 안개

동양화같은 그날이 그립구나

 

하루가 가고 있다

너의 하루엔

무엇이 호흡하고 있는가

나는 이제 그 하루를 호흡하고

너는 그 하루를 접는다

해바라기되어 접어야 하나

아침이슬 피어나

햇살 비추면 없어지는

너의 하루를 펴라

긴긴 하루가 있다

눈부신 하루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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