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가을에 부는 바람

만년지기 우근 2008. 11. 5. 20:13

가을에 부는 바람

                                 우근 김  정  희

 

어디에서 불어오는가

바람이 낯을 간지럽혀 가을 바람이야

여자이기를 포기한 사람

머리카락이 그렇게 반란을 일으키고

지천명이 오늘 오늘하면서 다가오고

사십대 마지막 가을에 입어보겠다는 치마

내일은 치마를 입으면

가을에 부는 바람이

치마를 바람으로 날려줄까

 

사진으로 남기기위해

나는 가을속으로 가을 낙엽으로

작년 화성에서 불어준 바람으로

백만불짜리 나무는 단풍 물들어가겠지

가을에 부는 바람으로 행복한 시간들이

아른 아른 거리고

나도 새 단장을 하고

 

남쪽으로 동피랑 골목그림보러 떠난다

동피랑 가을 바람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정겨운 사람들과 다시 만나서 살가운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작년 담배 친구를 해주셨던 할머니와 다시 만나

담배연기를 동피랑 하늘에 피우면

바다가 화답으로 물결을 철썩거리고

나는 동피랑 달라진 모습에

흐뭇한 웃음을 다시 던지고

가을에 부는 바람에 사랑을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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