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연대도 가을 사람들

만년지기 우근 2008. 11. 16. 15:46

연대도 가을 사람들

                                   우근 김  정  희

 

달아공원 지나서 달아 선착장에서 만난 아줌마

돈 받으셔야지요

기념이라 카는데 돈은 무신 돈 안받는다

배에서 애써 건져올린 문어를 던지고

태어나서 처음 만날 연대도는 가기전부터 풍요롭고

인정이 파도처럼 넘치는 바다 사람들

이렇게 살아가야 해 이렇게

달아선착장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제5 강성호는 바다물을 가르며

연대도로 향하고 가을 햇살은

바람을 가르며 구름과 숨바꼭질 하고

섬이 가장 많은 통영

 

화려한 가을이 내려와서

연대도 도착하니

오늘이 시제날이란다

먹을 복은 어디가도 가져다니나 보다

시제를 모시는 사당에서 손으로 인사를 하고

주인없는 점방에 가져온 물건 내려놓고

캔맥주 두개 꺼내어 하나를 들고

연대도 골목 골목 지나다가

길이 없어서 돌담 넘다가 만난 수석에는

달이 하나 그려져 있다

왜 해가 아니고 달이라 생각했을까

 

뒷산에 오르니 나오는 절경에 탄성이 나오고

아니 노란 나비가 아직도 있네

가을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고

파도소리도 숨을 죽인다

하늘 수박은 누가 먹었을까

폐교된 조양분교에도

운동장 계단에도 나비가 그려져 있네

여름방학때 아이들이 그려놓은 작품이란다

 

여기 좀 보세요

창문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아세요

어느날 창문이 깨어져서 들어가보니

꿩이 죽어 있었단다

창문보다는 꿩이 좋았던 주민은 좋아 하셨단다

꿩이 눈이 멀었나 유리창도 구별 못하게

조양 분교는 마을에서 떨어져서

호젓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가을 바다는 향기만 그윽하다

 

커다랗게  거미줄에 가을을 매달아 놓고

동그랗게 구멍난 벽돌 사이로 보이는 바다

바다는 사람을 기다리고

나오는 해수욕장은 달려가서 훌훌 벗어버리고 싶다

연대도에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섬

연대도 옆섬 이름이 뭔지 아세요

만지도래요

경상도 사투리로 만지도는 만져달라는 이야기

재미나는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야 겠군요

만지도를 바라보는 해수욕장 이름을 지어야겠다

 

시름을 놓아버리고 아픔을 씻어버리고

까만 홍합껍질만 가득한 모래사장에 발자욱을 담아

연대도 시제를 지낸 사당에서 손님으로

뜨거운 방안에서 뜨거운 밥상을 받았다

내년에도 다시오라고 하시는 사람들

연대도 가을 사람들은 가을 바람을 타고

서울에서도 내내 가을 국화 향기로 남는다 

통영에서 만난 연대도 이장님은

아직도 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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