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동백꽃

만년지기 우근 2009. 3. 19. 18:36

동백꽃

              허주 김  정  희

 

가만 가만 다가오는 그림자

발자욱 소리에

봄은 오고야 말았다

오후 말하는 사람이 오고

느즈막하게 다가오는 삶의 고요

어디까지가 바닥이련가

어디까지가 종점이란 말인가

움직이지 않으려고 해보니

돌아가는 세상이 더 크게 보이고

거나하게 말한들 무엇하랴

 

지금이 지금인 걸

누구일까

나에게 던져준 세상이 그림자로 느껴지는 건

햇살이 한줌 비출때 보이는 걸

동백꽃 두두둑 소리내며 떨어지는 날

통꽃으로 떨어져서 웃고 있는데

활짝 피어서 땅에서도 더도 덜도 아닌데

그런 화한 웃음을 던져야 하는데

밑바닥에서 나는 지금 무얼하고 있는가

떨어져서 나는 지금 어떤 모습인가

 

그것도 살아있는가

그래도 노래하는가

 

동백꽃 닮아가야

떨어진 동백꽃

그림자 바라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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