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뭐
허주 김 정 희
사는게 뭐야
그렇지 뭐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사람이 살다가 어느날
철학자가 되어 달동네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오라는 햇살은 구름이 감추고
바람만 부는데
길냥이 한마리 옆에와 말없이 쭈그리고 앉아
길가는 나그네가 야옹이에게
너 뭐하고 있니
황금아 너 임신했구나
걸어가는데 배가 불룩하다
황금이만 걸어가고
청춘이 빛나는 아이는 그자리 그대로
누구인가 마음 저편에서
사는게 뭐야
그렇지 뭐
달동네 오후 아픈 풍경
말없이 쪼그리고 앉아서 무얼기다리는지
철대문 소리만 철커덕하고
바람이 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