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그렇지 뭐

만년지기 우근 2009. 3. 16. 16:58

그렇지 뭐

                   허주 김  정  희

 

사는게 뭐야

그렇지 뭐

 

해가 뜨고 지고

달이 뜨고 지고

사람이 살다가 어느날

철학자가 되어 달동네 골목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오라는 햇살은 구름이 감추고

바람만 부는데

길냥이 한마리 옆에와 말없이 쭈그리고 앉아

 

길가는 나그네가 야옹이에게

너 뭐하고 있니

황금아 너 임신했구나

걸어가는데 배가 불룩하다

황금이만 걸어가고

청춘이 빛나는 아이는 그자리 그대로

 

누구인가 마음 저편에서

사는게 뭐야

그렇지 뭐

달동네 오후 아픈 풍경

말없이 쪼그리고 앉아서 무얼기다리는지

철대문 소리만 철커덕하고

바람이 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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