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마당

서울 문묘 88년을 지키고 계신 진사식당을 아시나요

만년지기 우근 2009. 7. 11. 14:18



 

 

서울 문묘 대성전에서는 한달에 두번 음력 초하루와 보름날 두번 제사를 지낸다.

제사를 지내기위해서는 앞에 보이는 테이블위에서 제사를 지내시는 분들이
먼저 손을 씻는다.

오늘 사진은 날씨가 좋아서 놓인 그릇이 안보인다.

평소에는 노란 비닐로 덮혀져 있는데 며칠전 나도 둘러보면서 더럽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장마비가 하늘이 뻥 둟어진것 처럼  퍼부어 버리고 있는 시간 CCTV로 보니
진사식당 어머님께서

노란 테이블을 씻고 계셨다.
새벽부터 일어나셔서 언제나 대성전 앞에 있는 풀을 뽑고 계신다.

 

 

이렇게 한달에 두번 대성전 문과 신삼문이 열리고 지금
명륜당 천연기념물 53호 은행나무를 지나고 있다.

대성전에서 모시는 제사도 어느날 처음부터 끝까지 취재를 해서 올릴 것이다.

지금은 사진만 중간 중간 찍다가 말아 버려 제사 모습은 담았지만
글을 쓰지는 못한다.

 

 

대성전 어삼문 앞에 피어있는 접시꽃에게 나는 물어 보았다. 

너, 누구를 기다리니.

하얀 접시꽃은 방긋 웃으면서 말한다.

어삼문이 언제나 열리는지 기다리고 있어요.

예전에는 왕과 왕비가 드나드셨던 문이기에 이렇게 하얀 접시꽃이 피어있는가!

우리는 언제나 하얀 접시꽃 닮은 대통령을 볼 수 있는가.
대성전 석전대제에는 대통령이 와서 제를 지내야 한다.

 

 

신삼문을 지키는 두그루 은행나무다.

그 위용이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오른쪽으로 보면 서무앞으로 송백 부부나무는 영원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

 

 

대성전 앞을 지키고 있는 삼강 오륜나무는 볼때마다 측은지심이
발동하는 건 왜 일까?

억지 삼강으로 억지 오륜으로 만들어가고 있어서는 아닐까?

가까이에서 자세히보면 삼강나무가 더 측은하다.

안타깝기만 하다.

대성전이나 명륜당이나 은행나무는 왼쪽나무가 더 큰데
삼강나무는 다르다.

오륜나무가 훨씬크다.

 

그렇게 억지이지만 삼강나무를 보면 살아있는게 신기할 정도이다.

 

 

향관청에 피어있는 가장 예쁜 빨간 접시꽃이다.

 

 

성균관대 교수님들께서 오셔서 그랬을까?

진사식당 문이 열려져 있다.

나도 문묘를 근무하면서 처음으로 들어가 본다.

동재,서재를 보면 200명이 잠을 잤다는 게 믿기지 않지만
진사식당에서는 한자리에서 500명은 먹어도 될 정도로

생각보다 크고  방도 많다.

예전에는 양반과 쌍놈들이 먹었던 음식도 엄격히 구별되었다고 한다.

신분에 따라 진사식당에서도 들어 갈 수 있는 방이 달랐을 것이다.

 

 

진사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눈 인사를 한다.

나는 디카를 들이대며 "그래,진사식당 주인이 누군가 했더니
바로 너로구나?" 하면서

작년까지는 유림회관 성균관수복 집안 어머님께서 살고 계셨다고 한다.

진사식당은 이제 사람이 살지 않아서 폐허처럼 보인다.
사람은 살지 못하고 고양이가 진사식당 주인이다.

그래도 비복청은 자연으로 돌아가려 하는데에 비해
진사식당은 살고계셨던 주인이 바로 옆에 계셔서 인지는
몰라도 마당 정원에 잡초도 거의 없다.

여기에서 살았던 부지런한 어머니의 손길이 느껴진다.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로버트킨케이드를 생각나게 하는

나에게는 사진작가로 보이는 분이 어디를 찍고 계셨을까.

죽은 나무를 찍고 계시는지요.

저 나무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고 진시식당 어머님은 말씀하신다.

나도 저 나무는 죽었다고 말하는데 왠지 살아날것 같다.

  

 

죽은 나무 아랫쪽에는 노란 버섯이 잘라고 있다.

문화재청에 등록되어 있는 나무라서 함부로 아무나 자르지 못한다고 한다.

다행이다 싶어진다.

나무가 점점 살아나고 있다면 자르지 않아도 되니까?

살아나고 있다는 걸 언제 확인해 주시겠다고 하신다.

나무에 영양제를 준다고 나무를 허리까지 파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어머니께서 말씀 하셨다.

나무 옆으로 조금만 파 주어야 한다는 건 상식이 아닐까?

나무에 대해 듣고나니 나무가 얼마나 아팠을까?

그래서 하루에 조금씩 살아나서 다시 새싹 돋는 걸 간절히 보고싶다. 

 

 

독일 사진작가에게 송백나무에 모시고 가서 설명해 주면서
나는  소나무는 남편이고 잣나무는 아내라고 말했고

부부나무는 사이가 너무 좋은 원앙같이 사랑한다고 말했다.

 

 

얼마나 사랑하면 소나무는 저렇게 잣나무와 하나가 되려고 한다.

부부나무 아래에 다녀가면 사랑이 이루워 진다.

 

 

서울 문묘 87년을 지키고 계신 진사식당을 아시나요

                                                                                우근 김  정  희

 

서울문묘는 서울시 종로구 명륜3가 53번지가 주소다.

문묘앞에는 유림회관이 지어져 있는데 유림회관에는 진사식당이 있다.

7월 2일 날 가까운 진사식당을 놔두고 왜 멀리가서 밥을 먹어야 할까? 하고

다른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진사식당으로 들어서며 디카로 사진을 찍었다.

진사식당은 생각보다 컸다.

아니다.

생각해 보니 전날 진사 식당 어머님사장님께서 오셔서 한참을 이야기하시다가 
식당에 놀러와 하고 가셨다.

문묘에 있는 진사식당에서 살아가시다가 작년에 진사식당을 비워주셨다고
말씀하시면서 4대째 살아가고 계시고

지금은 유림회관에 있는 진사식당을 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신다.

문묘에는 대성전이 있는데 한달에 음력 1일 초하루와 15일
보름날 제사를 지낸다.

지금은 종로구청에서 관리를 하고 있지만 그전에는 어머님사장님께서 그 넓은

서울문묘 풀을 혼자서 내내 뽑으셨다고 하신다.

장마로 비가 내리고 나니 풀들이 얼마나 잘 자라는지
쑥쑥 자란다는 표현이 좋을 것 같다.

나는 푸른 풀들도 예쁘기만 하지만 정리라는 차원에서 보자면
한숨이 저절로 나올 지경이다.

나는황대권선생님 "야생초편지"를 읽으면서 채소도 다른 풀들과 같이 자라야
정말 좋은 채소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채소도 한번 야생으로 키워보고 싶다.

풀들이 우리에게 안겨다주는 신선한 산소가 얼마나될까.

 

나무만 우리에게 산소를 공급해 줄까?

하지만 아무렇게 방치해 버려서는 안되는
서울문묘는 여름인 지금 풀들과 전쟁이다.

비가 내리고 어제 서재를 가보니 풀들은 무럭 무럭 잘 자라고 있고

심어놓은 상추는 머리를 땅으로 쳐박고 있다.

부드러운 잎은 비가 내려 찢어져 있다.

자연 그대로 놔두고 싶어도 먹거리가 그렇게 되기에
풀을 뽑아야 하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반대로 생각해 본다.

그래. 독초만 아니라면 자연에서 이겨낸 야채를 사람이 먹는다면 사람에게

바로 그 야채가 사람 몸에 좋은 야채가 아닐까?

진사식당에서는 문묘안에 조금씩 야채를 몇종류 심어 놓았다.

나는 그 야채를 몇번 먹어 보았다.

사실 그곳에는 이름모를 약초들도 있고 차조기도 야생으로 자라고 있다.

주목나무도 6그루나 잘 자라고 있다.

주목나무에서는 택솔이 암치료제로 나오고 있다.

첫날부터 주목나무에 대해서 불만이였던 나는 정원수가 아닌
주목은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 목단꽃은 없는가.

문묘를 들어서면서 그렇게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접시꽃도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 한다.

무궁화 꽃도 종류가 많다.

접시꽃과 하와이 무궁화꽃이 피어있다.

하와이 무궁화꽃은 줄기가 약해서 장마비에 쓰러져 버렸다.

힘없는 내가 줄기들을 간신히 잡아 주었다.

무궁화 꽃.접시꽃, 하와이 무궁화는 전부 같은 종류이지만 무궁화는 나무이다.

우리나라 국화인 무궁화 꽃들이 날마다 흐드러지게 피어나고 지고 있다.

문묘를 88년동안 4대째 지켜오신 진사식당
아버님은 32년생으로 78세 이시고

어머님은 35년생으로 75세이시다.
그 연세에 대성전 앞 노란 포장을 장마비가 쏟아지시는데

혼자서 닦고 계시는 걸 문묘 사무실안에서 CCTV로 보면서
비가 씻어 주었으리라 생각했다.

커다란 정원을 풀들과 속삭이며 살아오신 서울문묘의 어머니라고 말하고 싶다.

잡초와 홀로 친구가 되셔서 그런지 몰라도 얼굴을 바라보면 티없이 맑으시다.

우리 문화재에서 평생을 살아오고 있는 아니 4대째 살아가고 있는
그 세월이 하나도 힘들지 않으셨다고 말씀하신다.

그 큰 진사식당에서 혼자 주무실때도 그러셨다고 말씀하신다.

그때는 문도 닫지도 않으셨다 한다.

유네스코에 등록예정지인 서울 문묘는 이런 말없이 지켜오신
어머니가 계셨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나는 어머님의 말씀 중에 긴 문을 잠그는 열쇠를 잊지 못한다.

열쇠 잠그는 고리가 처음에 왔을때는 통통했는데 해가 지날 수 록
가늘어진다고 지금은 이렇게 약해졌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나는 무심코 그렇지요.

저게 쇠이니까 산화가 되기때문에 점점 얇아지지요.

그 대답을 하면서 나는 그렇지요.

저렇게 사람도 왔다가 가지요.

처음에는 얼마나 위용이 당당했을까?

세월이라는 흔적이 사람이나 열쇠 고리나 그냥 지나가지 않는다.

 

 

진사식당 앞에 피어난 우담바라가 잠자리가 되었는지 문묘에는
잠자리가 사랑까지 하면서

하늘에 그윽하게 넘친다.

서울 하늘에서 잠자리를 볼 수 있는 문묘는 정말 멋진 친환경이다.

  

 

잠자리 알이 이렇게 꽃처럼 보인다.

우담바라는 잠자리 알인데 아름답다.

 

 

진사식당 화분에 예쁘게 피어난 두송이 채송화 꽃.

채송화처럼 낮은 자세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게 들 살아가는지 모르겠다.

낮은 자들 목소리에 귀기우리고 살아가는가!

자신에게 물어본다.

 

 

죽은 나무라고 하지말고 살아나고 있는 나무로 되기를  ---.

그리고 정말 살아나기를 바란다.

 

하얀 목단 꽃 

 

붉은 목단 꽃 

 

 

아리랑을 부르면서 저절로 절로 절로 돌아가는 세상오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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