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일까
허주 김 정 희
집에 들어오기 싫다
채소들에게 미안하다
누구나 태어나서 제 생명을 살고 가야 한다
누군가 때문에 가져온 생명을 죽인다
따먹지도 않았더니
빨리죽는다
가슴이 아프다
내 생전 처음 누군가에게 가져온건데
생명인데
어쩌면 어쩌면
삶이 나를 닮았는가
채소가 나다
그래
나도 너보다 도
늘 울고 있다
살고싶지 않아
삶이
그래
꼴통 그마나
술 쳐먹어 살고 있지
담배나 피우니 살아 있지
사실 호흡하기도 싫다
이런게 세상이라면
누가 세상을 말하는가
더러운 세상
누가 나를 말하는가
순간 접착제로 입을 붙여버리고 싶다
말하지 마라
내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말하지 마라
삼천배하면 되나
누구를 위한 삼천 배
사기치기위한 삼천 배
그러면 면죄가 되니
한 사람 죽어있는 사람
약속도 못지키면서
모르면서 말하지마라
그리고 웃으면 되는 줄 알지만
행동하지않는 양심
더럽다
그 사랑이라면 부메랑으로
사랑 그대로 그대에게 보낸다
누가 사랑을 시작하려 했는데
이제 나는
사랑 다시 시작한다
지금부터 다시
나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