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죽
우근 김 정 희
와룡시장이 바뀌어 명륜시장이 되고
벌교 추어탕집 앞에 쓰여진 동지죽 판매
지난주 언제부터 판매를 하느냐 물었더니
남자사장님 동지날만 판단다
서울에 오니 광주집에서 먹던 동지죽이 아니다
전라도 동지죽은 팥에 새알만 넣는데
새알이 찹쌀인데
서울은 쌀이 넣어져
한번도 동지죽을 맛있게 먹은적이 없다
올해 동지에는 퇴계원에서 새알만 넣어
동지죽을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그것도 꿈이 되어버렸다
당신 꿈속에서 보니
배가 고파보여
동지죽을 살 수 있냐고 물었다
새알만 들어간 팥죽을 샀다
동지죽으로 올해를 보내고
새해맞이하면서 잡귀들은 가라면서
먹었던 동지죽
팔팔 끓는 동지죽으로
당신에게 먼저 선물했다
향도 사고 촛불도 샀다
그래요
이게 올해를 보내는 마음이예요
새해를 맞는 선물이예요
사랑만 남기고 떠난 사람에게
나는 무엇을 줄 수 있는가
기도 밖에 없군요
날이 어두워져서 밖을보며
문묘 관리소에 마음만 가고
육일각에도 마음으로 뿌려주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드시
그런 우리 사랑도 여기에 담아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래요
지천명이 되고보니
아니 큰 일을 겪어보니
산다는게 정말 소중한 시간이였다
살아간다는게
잘 살아있어야 하는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좋은 시간 어려운 시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 있다는거다
겨울바람이 창을 두드린다
안녕하세요 하며 금방이라도 들어올것 같다
아쉬워 할 시간
버려야 할 시간
그러나 산다는 것은
휴식같은 편안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나도 살아가야 한다
냉정을 찾아야한다고
노보살님께서 정신을 차리라
욕을하시며 화를 내시며
수화기를 쾅하고 내린다
그 의미를 알지
76세로 이제는 귀도 잘 들리지 않지만
혜안과 지혜는 뛰어나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다고 하니
아들 걱정 먼저하며 아들이나 잘 건사하라한다
아무것도 못하는 나에게 한숨만 날것이다
올해에는 참 많은 일중에서
나를 가장 가슴 아프게한 두남자가 이생을 떠났다
아빠 그리고 당신이 세상을 버리고 나니
세상은 얼마나 잔혹한 일만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용이 잠용이 언제나 용트름을 할까
언제나 때가 오려나
기다림은 여기에도 저기에도 있다
세상이 그렇다면 언젠가 때가 올때까지 기다려보자
하나도 없이 다시 시작해 보자
그렇게 새해를 맞는거다
동지죽을 먹으면서 하얀설탕 듬뿍 넣어 먹으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
추억으로 남겨야 하는데 디카도 없구나
아무것 없어도 살아지는구나
오늘은 하루는 정말 빨리도 가는구나
아파요
사랑해요
지금 이 시간도 차창의 바람이 가져가는군요
정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는 지금을 이렇게 보내고 있다
보고있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우리 사랑
여기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