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우근 김 정 희
올해에는 왜 이리도 다사다난 한지 모르겠다.
몇개월 만나지 않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다.
새해를 어떻게 맞아야 하나.
곰곰히 생각해 본다.
내 뜻은 아니지만 세상은 나와는 무관하게 진행이 된다.
알지도 못하면서 무성히 떠 돌아다니는 소문이였다.
나는 내가 모르는 다른 사람으로 되어 있다.
얼마를 살아야 내가 되는거야.
아무도 내가 되어보지 못하니 모르겠지.
침묵하고 지내보니 참 참 세상이란.
연말을 보내면서 감사해야 할 일들도 많이 있고
한해를 정리해야 하는데.
날마다 또 다른 시간에 날 맡길 수 밖에 없구나.
아프다는 건 이럴때 쓰여지는 말인가보다.
누구에게 그냥 다 나를 토해내고 싶다.
눈물이 아니지 피 눈물이 흐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어쩌면 살아간다는 건.
겨울 바람이 부는 언덕에 서서
아무도 없는 기다림인지 모른다.
그래도 살아야겠다.
나는 그래서 살아갈 것이다.
아프면 아픈대로 기쁘면 기쁜대로 살아보아.
세상에 이런 사람은 천연기념물이라 해야 하는데
자신이 자신을 천연기념물이라고 늘 말하더니
나는 그를 어떤 사람으로 표현할까.
겨울 바람 무서워 먼저 가버린 무정한 사람.
그 표현은 정확한가.
아니다.
그건 아니야.
그 사람때문에 남은 나는 나는 이런 저런 일 다 당하고나니
이일을 잘 정리하고 또 남기려 한다.
바람아 불어라.
생명의 바람아 불어라.
이런 일도 저런 일도 다 헤쳐나아가야 할 세월이라면
그렇게 살아보련다.
아픔이 강줄기되어 흘러서 바다 너울 파도 된다.
노랑 파랑 바람이 분다.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는 다시 일어서리라.
이 큰 시련을 딛고 일어서리라.
당신을 위해 살아야하고 나를 위해서 일어서야 한다.
세월이 흐른 뒤.
저편에 흐르는 강물줄기 바다되어 모이면 다 글로 남기리라.
언젠가는 그 언젠가는 남아 있을 게 남아
별빛되어 하늘 노래 부르고 거기에서 만나 지금 이야기를 하려는지.
올해는 참 많은 인연들이 오고갔다.
먼저 그 인연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가까이서 가장 힘들때 전화를 받아주고 그 집에서 자고.
어렵다고 생각해주어 멀리 유럽에서부터 나를 잘아는 사람들 따스한 말 한마디가
위안으로 마음담아 같이 동행해준 친구.
언젠가는 나도 꼭 갚아야 할 시간이 주어졌으면 한다.
그 넓은 은혜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리고 싶다.
가장 어려울때는 언제인가.
부부의 이별이라는 데.
그건 정말이였다.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고 난 다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였다.
그것도 영원히 다시 볼 수 없는 하늘로 보내는 일이였다.
지금도 마음이 많이 많이 아프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가엾고 불쌍한 사람.
기리고 그리고 그리운건 만 남긴 사람이다.
세월이 지나면 잊혀지게 될까.
2009년 세모는 나에게 아픔이구나.
진한 설움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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