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하얀 그림자

만년지기 우근 2009. 12. 28. 10:09

하얀 그림자

                       우근 김  정  희

 

지하방에 쳐박혀서

며칠동안 내내 독서로 보냈다

이런 시간 나에게 위로를 주는게

무얼까

세상은 시간에 짜여져 어김없이 잘도 돌아가고

아무곳에도 즐거움이란

찾을 수 있는지

없는지 모른다

나는 지금 얼마나 찌들어가고 있나

아마 하얀 눈이라도 내려준다면

어디로 가야하나

밖에는 골목을 쓰는 빗자루 소리

나가보니 하얀 그림자

하얀눈의 그림자는 하얗다

멀리서 보아도

안경을 끼지 않아도

세찬 바람이 불어와도 하얗다

하얀 생각으로

그대에게 하얀 그림자를 선물한다

올해의 선물이예요

하얀 눈물이 한줄기 빛되어 날아 날아 간다

꽃 메아리되어 퍼진다

저녁이 지나 새벽에도

그대로 앉아있다

내 눈에 흐려지는 눈물도 이젠

이제는 하얀 그림자로 바꾸어

그대로 있는 그대로 살아

있기전에도 살았었고

없어진 다음에도 살고 있어

 

오늘이야

검은옷 갈아입던 그대

하얀 그림자 선물하면

흑과 백이 어우러져 춤을 추고

어디가 흑이고 어디가 백인가

마음이 다하면 하얀 그림자되어

눈 꽃송이 너울 너울 춤추며 내리면

가자 떠나 가보자

그림자되어 살겠노라던 그때로 가보자

가없는 파라호에

말없이 내리는 하얀 꽃송이

그대에게 드린다

있는것도 아니다

없는것도 아니다

그대는 하얀 그림자

하얀 나비춤을 추고

하얀 그림자만 보인다

시야가 흐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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