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 한마당

겨울 친구

만년지기 우근 2010. 1. 15. 12:17

겨울 친구

                      우근 김  정  희

 

우리가 만난지 이십사년째

동수원에서 명륜동 돈삼이네

오랜만에 만나 악수를 해보니

야 야 손놔 손 아파

국훈이 놀라서 왜 그러는데

추워서 모자와 목도리를 오랫만에 뜨다보니

손가락이 많이 아파

49재와 천도제 지내느라

태어나 처음으로 해본 나물들

일할 사람이 없어서

설거지도 내가 다하다보니

그러네

에이 무리는 하지 말아야지

 

셋이 모여 처음처럼 마시고

소맥도 한컵을 마시니

누구는 먼저 가고

국훈이랑 둘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이차로 곱창집으로 갔다

봉화 사과 한박스 사서

여럿이 나누워주고 싶다

국훈이도 맛있게 사과를 먹어준다

친구야

겨울 친구는 추워서 싫구나

웃음이 얼어버렸나보다

장과 친구는 오래 묵을 수 록 좋다는데

새찬 겨울 바람을 이겨내자

언젠가 그 언젠가는 좋은 시절도 오겠지

그럴때 오늘을 추억하라고

이렇게 불어오나보다

어제는 어제

오늘은 오늘이다

또 하루가 쌓여간다

우정도 깊어만 간다

겨울 긴긴 밤처럼

하얗게 쌓인 눈처럼

너는 너를 다 오픈한다고 말했고

나는 내 인생을 내가 살다가 간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런 친구야

우리는 그런 우정이야

이 생에서는 우리 그렇게 살다가 가자

처음처럼

처음처럼을 마시면서

항상 웃으며 마시자

어제는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침묵하고 또 들어주고

내 얼굴을 보면서

나는 네 얼굴을 보면서

마주하고 있는 그런 시간이

마냥 좋구나

과학원에서 네게 BIO RAD

카타로그를 가지고 갔을떄가 생각이 난다

하하 호호 하며

해 뜰때까지 마시던 시절

머리에 흰눈 쌓일 때 까지

아니지

그보다 더

우리는 그렇게 살다가 가자

친구로 평생 그렇게

좋은 벗으로 그렇게

홍릉시절이 그립구나

시간이 흘러

오늘이 추억되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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