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람
우근 김 정 희
북풍 한설은
마음에 불어오는데
마음은 아니라
고갯마루에 서서
모자를 만들어 쓰고 있다
살아가야 할
가장 커더란 이유
나는 살아야 한다
나는 있어야 한다
꼭 남아야 할
가장 커더란 이유
너를 보고 싶다
언제까지
언제까지나
봄날을 기다리는
긴긴 머풀러 하나로
모자를 만들고
펑펑펑
불어오는 바람을 헤쳐나가면
그날이 오겠지
그날은 반드시 온다
겨울에 부는
마음이 겨울 바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