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해 다시
우근 김 정 희
이사짐을 다 정리할때 까지
어떤 일도 하지 않기로 했다
그걸 지키려고 한다
몇년전 뉴스는 보아야 한다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TV를 선물해 주신다고 했지만
이브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사를 해보다 다시 이사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명륜동에는 전세가 나오지 않는다
박전무님 전화로 아무 말씀을 안하시고
2시에 샘미용실 앞으로 나오라고 하신다
직감으로 TV인줄 알았다
새로산 리노 자동차안에 있는 TV
말도 나오지 않는다
가볍다고 하시면서 받지않을까봐
그냥 가신다
나는 사업을 했던 시절에도 선물을 받지 않았다
특히 명절때 선물은 돌려보냈다
나도 선생님들께 선물하지 않았다
그건 뇌물이기 때문이다
내가 명절선물을 했던 분들은
경비아저씨들과 청소하시는 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드렸다
경기가 어렵다고 한다
대기업들 다 뭣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옛날 만석군 부자들은 어려울때 안밖으로
정말 어려운 이웃들에게 여러가지 방법으로
명절 선물을 보냈다
어린시절 외할머니께서 그렇게 하셨다
광주에 있는 우리집도 그랬다
지금 나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해야한다
작년부터 노트북이 자꾸 말썽을 부려
사진이 얼마나 많이 날라갔는지 모른다
블로그를 다시 처음 마음먹은대로 하기로 한다
두권째 시집 꿈꾸는 사람이 다 떨어져 간다
세번째 시집을 출간하기로 한다
시작해 다시
이사 선물로 주신 TV를 모니터로 어제 오후셋팅했다
그리고 처음쓰는 시그림 한마당에
시작해 다시를 제목으로
다시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동안 블로그 방학도 가졌고
안식년도 가졌다
무소유를 한번 실천하려고 이사를 했는데
이건 절대로 아니였다
돌아가신 아빠의 유언도 있고
이 시간부터 시작해 다시로
블로그를 다시 오픈한다는 마음으로
이 마음이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보려고 한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먼저 자신에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
팸투어를 다니면서 사진들이 날라가 버려
포스팅 못해 전국 지자체에 미안한 마음이다
하지만 카메라도 바꾸고
노트북도 바꾸었으니
이사짐만 정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 새벽 3시 30분에 일어나
푸른은행잎 총명탕을 끓이고
삶은 밤을 까다 말고
시작해 다시
스카이블루처럼
깨끗하고 정직하게
살다
돌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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