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 창작 한마당/시그림 한마당

천둥치던 새벽

만년지기 우근 2018. 5. 17. 19:35

천둥치던 새벽

                        우근 김 정 희


오늘 새벽 내리던 장대비

원래 좋아하는 장대비

비는 내 마음을 닮아 내린다

얼마나 더 시간이 흘러야 할까

그동안 살아온 걸

오늘 장대비가 대신하려나

며칠 전 심어 놓은 해바라기 씨앗이

얼굴을 내밀거 같아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는데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마치 내 머리위로 치는거 같아

우르릉 쾅 쾅 소리와 함께

잠자던 자리에서 그대로 일어나

이 천둥 번개는 바로

머리위에서치는거 같다

다 다시 시작하라

하는거 같이 번쩍 거린다

아침에 일어나

컴퓨터를 열어보니

안된다

2009년 서울대병원에 치던

벼락이 오늘은 바로 위에서 쳤다

그날

그날이 스쳐 지나간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하라 한다

지금도 장대비가 내려

우산을 들고 나가보니

해바라기는 씨앗에서 싹이 올라온다

꽃이 피어나겠지

오늘 벼락으로 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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